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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에 흔들리는 저축은행 생태계
딜사이트 박관훈 차장
2026.04.01 08:25:12
대환대출에 우량 차주 뺏긴 2금융권…취약계층 밀어내는 풍선효과 막아야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1일 09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차장] 최근 시중은행들이 '상생'과 '포용금융'을 내세워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이자 부담 완화 정책에 발맞춰, 2금융권 대출을 1금융권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영업을 확대한 것이다. 서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 자체는 나무랄 데 없다.


문제는 은행권의 상생·포용금융 대상이 2금융권 우량 차주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대환 조건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연소득과 재직기간, 무연체 이력을 요구한다. 상환 능력이 검증된 2금융권 우량 차주만 골라내는 '핀셋 영업'이다. 이는 중저신용자 대출 리스크를 우량 차주 수익으로 상쇄해 온 2금융권 수익 구조에 직격탄이 된다.


우량 고객 이탈을 지켜봐야 하는 2금융권의 선택지는 좁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등으로 수익성과 연체율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서 알짜 고객마저 뺏겨 부실 위험이 큰 차주들만 남겨지면, 건전성 방어를 위해 대출 심사 문턱을 대폭 높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자금이 절실한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은 2금융권에서조차 밀려나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게 된다. 상생을 위한 대출 이동이 2금융권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키고, 도리어 취약계층의 대출 절벽을 부추기는 '금융 사각지대 심화'라는 풍선효과를 낳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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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생태계는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1금융권이 수용하지 못하는 리스크를 2금융권이 떠안고, 그 대가로 적정 마진을 보장받는 수익 구조가 깨지면 생태계 전체가 흔들린다. 각 금융업권이 분담해야 할 리스크와 타깃 고객층의 경계가 무너지면, 그 부작용은 결국 시스템 가장 밑바닥으로 집중되기 마련이다. 서민금융 보호라는 명분이 서민의 마지막 자금줄을 끊어내는 역설을 직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표면적인 금리 인하 실적에 매몰돼선 안 된다. 은행권의 상생 행보가 2금융권 생태계를 훼손하고 취약계층을 사금융으로 내모는 역풍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단순히 대출 갈아타기를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2금융권이 중금리 대출 공급처로서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교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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