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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강제 매각·삼성생명법 파고…삼성 지배구조 개편 불가피?
박관훈 기자
2026.03.19 07:10:15
삼성물산, 전자 1.75% 매입 시 지주사 전환↑…에피스홀딩스·우호 자금 동원 관측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8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삼성 금융계열사의 강제 지분 매각으로 이어지면서 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미칠 파장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논의까지 맞물리면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이재용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점도 맞물리며 삼성의 전면적인 지배구조 재편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내 보유 중인 자사주 8696만2775주(약 15조5000억원)를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자연스레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금융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회사 지분 한도인 10%를 맞추기 위해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초과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초과 지분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의결권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일반 주주의 상대적 의결권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핵심 지배구조의 지분 방어력도 점진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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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도 삼성 지배구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해당 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를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총자산의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수십조원 규모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며, 현재의 지배구조 연결고리가 사실상 해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두고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꼼수 논란'을 원천 차단하고 정면 돌파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시장에서 거론되던 '인적분할 후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 시나리오'가 이번 소각 결정으로 사실상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집중된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직할 지배구조' 구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분 매입 재원 마련을 위한 밑그림도 일부 그려졌다는 평가다. 삼성은 지난해 바이오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위탁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삼성에피스홀딩스)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확보한 신설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 등을 유동화해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지주사 강제 전환'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8.51%) 지분 가운데 약 1.75%만 사들여도 양측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6.76%로 같아진다. 여기서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경우 삼성물산이 사실상 삼성전자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요건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보유 지분(5.01%)과 신규 매입 지분이 자회사 주식가액으로 동시에 반영되면서 자회사 지분 비율이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상장 자회사 지분을 최소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려면 100조원 안팎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다양한 우회 전략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시가로 재평가해 총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분모인 총자산을 키워 자회사 지분 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우군을 동원한 분산 매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설된 삼성에피스홀딩스나 우호적인 투자 펀드와 함께 삼성전자 지분을 나눠 매입함으로써 삼성물산이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방식이다.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오너 일가는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보통주 180만8577주(지분율 1.05%) 전량을 장남인 이 회장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오너 일가 전체 합산 지분율은 34.06%로 유지된 반면 이 회장 개인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9.76%에서 20.82%로 처음 20%대를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물산에 대한 이 회장의 지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며 "향후 진행될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경영권 방어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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