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한상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이달 정기주주총회에 올리며 연임 수순에 들어갔다. 2024년 3월 대표에 오른 한 대표에게 다시 이사회 자격을 부여하는 구조다. 다만 이번 안건은 단순한 유임으로 보기 어렵다. 실적 부진이 이어진 상황에서 반등 과제를 안은 채 재신임을 받는 것이어서 향후 1년 성과에 시선이 쏠린다.
이번 안건에서 눈길을 끄는 지점은 임기다. 카카오게임즈는 그간 사내이사를 대체로 2년 단위로 선임해 왔는데 한 대표의 이번 재선임 안건은 1년으로 설정됐다. 표면적으로는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는 결정이지만 이사회가 장기 신임보다 단기 성과 점검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업 재편과 신작 성과를 1년 안에 다시 확인하겠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실제 숫자만 놓고 보면 한 대표 체제의 첫 1년 성적표는 무겁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4650억원으로 전년 6272억원보다 25.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1억원에서 -39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5년 4분기에도 매출 989억원 영업손실 131억원을 기록했다. 체질 개선과 효율화 기조를 내세웠지만 오히려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회사는 선택과 집중을 중심으로 비핵심 사업을 덜어내고 게임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작업을 이어왔다. 다만 시장은 줄인 비용이 결국 매출 회복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김지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도 다수의 신작 출시를 미뤘으나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한번 더 신작 4종의 출시를 미뤘다"며 "일부 기대작의 일정 조정은 완성도 제고 차원으로 볼 수 있지만, 재무적 기대가 높지 않은 타이틀까지 연이어 밀린 것은 내부 개발력 측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결국 한 대표의 두 번째 임기는 신작 성과가 가를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슴미니즈'를 내놓았고 하반기에는 '오딘Q'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프로젝트 OQ' '갓 세이브 버밍엄' '프로젝트 C' 등도 순차 공개를 예고했다. 라인업 수는 적지 않지만 시장의 판단 기준은 공개 건수가 아니라 실제 출시 여부와 흥행 성과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게임사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신작 흥행이 필요하지만 상반기에 나오는 슴미니즈, 더 큐브 세이브 어스, 던전 어라이즈 등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오딘Q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이 출시하는 3·4분기에 흥행작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모바일 MMORPG 편중 구조를 낮추고 PC온라인과 콘솔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해 왔다. 글로벌 사업 경험도 강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전략의 반복이 아니라 실행 결과다. 플랫폼 다변화와 장르 확장이 숫자로 확인되지 않으면 이번 재선임은 안정적 리더십 확보보다 성과 유예에 가깝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임기를 1년으로 끊어 다시 묻는 구조가 만들어진 만큼 올해 하반기 대형 신작의 성과는 곧바로 한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임이 사실상 추가 기회 부여 성격을 띠는 만큼 향후 1년이 카카오게임즈 반등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임기 1년 설정에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약 기간은 매년 연임할 수도 있고 통상 2년이 많은 편이지만 큰 의미를 둘 사안은 아니다. 계약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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