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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만리장성…中 사업 '겸손하게'
최유라, 김정희 기자
2026.01.13 07:01:10
②수출기지 전환도 답 못 찾아…美 침체 속 대체 성장축 불투명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8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현대차·기아 중국 공장 내수 및 수출 물량 추이.(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최유라, 김정희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 경제사절단에 합류하면서 그룹의 중국 시장 전략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방문이 한중 경제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이미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장악한 현지 시장에서 과연 실익을 챙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교차한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중국 내 생산 설비를 글로벌 시장을 향한 '수출기지'로 활용하며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지 생산 규모는 연 40만대 수준에 그친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연 3000만대 이상의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내 판매와 수출 모두 사실상 바닥권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중국에서 축소된 입지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쏠림 현상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이미 중국내 점유율이 미미한 데다, 대규모 투자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 가동률 27%에 그쳐…축소된 중국 사업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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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1~11월) 중국 판매량은 40만547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연 30만대)과 충칭공장(30만대)을 매각한 뒤 창저우 공장(30만대)도 처분할 예정이고 현재 ▲베이징 2공장(30만대) ▲베이징 3공장(45만대)만 가동하고 있다. 기아는 옌청에 세운 공장 3곳 가운데 1공장을 임대 중이고 2공장(30만대)과 3공장(45만대)을 운영 중이다. 양사의 중국 내 생산능력을 150만대로 추정했을 때 실제 가동률은 26.7%로 추산된다. 


상황이 이러니 현대차그룹의 무게중심은 자연스레 미국으로 이동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2028년까지 미국 내 자동차·부품·미래 산업 분야에 210억달러(31조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만 연 120만대의 자동차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반면 이번 방중 사절단에 포함된 정 회장의 행보에서 중국사업에 대한 투자 등 청사진은 언급되지 않았다. 정 회장은 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개최된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중국에서 판매량과 생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겸손한 자세로 중국 내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면 현대차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이번 방중 일정은 개별 기업의 사업 확장보다는 국가적 외교 행사의 일환으로 참여한 성격이 크다"며 "투자 전략에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보다는 기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현지 사업을 차분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발언은 자세를 낮추는 '자성'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겸손하겠다는 표현은 중국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경청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당장의 투자 확대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공장이 수출기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주력 시장에서 한 번 입지가 약화하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수출기지 전략 한계…美 쏠림 심화 '우려'


현대차·기아는 중국 공장을 내수 중심에서 수출 거점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 전략의 성과도 제한적이다. 현대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BHMC)의 2025년 11월 누적 수출 실적은 6만573대로 연간 목표였던 10만대를 크게 밑돌았다. 기아 중국 공장의 수출 물량 15만5694대를 합쳐도 21만6267대에 불과했다. 


결국 현대차·기아의 중장기 전략은 중국에서의 재기보다는 미국 의존도가 높아진 사업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어떻게 분산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미국 완성차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 국면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삼정KPMG가 최근 발간한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 비중은 아시아태평양이 48.1%, 북미가 20.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북미는 전년 동기 대비 유일하게 역성장(-3.6%)이 예상된다.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수요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북미 자동차 시장은 과거 연 1700만대가 판매됐으나 2024년에는 1600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중국 브랜드는 자국 시장에서 이미 공고한 입지를 구축했고 동남아와 유럽 등 대부분 지역도 중국에 열려 있다"며 "미국이 중국 브랜드의 진입을 막고 있지만 미국 시장 자체가 정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2026년 신년회에서 그룹 임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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