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위협하며 1400원대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새해 들어 고환율 기조가 지속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내수형 기업과 수출 주도형 기업간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딜사이트는 고환율이 산업계에 끼칠 영향과 대응책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이상에서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재료 수입비용이 급증하며 수익성 압박이 가중되는 데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며 악순환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고환율 환경 속에서도 K뷰티 산업은 예외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원가율과 높은 수출 비중을 바탕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가 원가부담을 상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6일 원·달러 환율은 1,443.8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주간 종가 기준 연평균 환율은 1422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연평균 환율1394.9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말 정부와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고환율 속에서도 뷰티업종은 예외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K뷰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원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일부 원가부담보다 달러 매출 확대에 따른 환차익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K뷰티 기업들의 매출원가율은 유통업계 내 다른 업종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뷰티 강자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원가율은 각각 27.84%, 50.16% 수준이다. 신흥 강자로 부상한 에이피알은 23.78%로 더욱 낮다. 매출원가율이 70~80%에 달하는 식품업계와 비교하면 고환율에 따른 수익성 압박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또한 높은 글로벌 매출 비중 역시 고환율 환경에서 부담을 완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화로 인식되는 해외 매출의 원화 환산 금액이 증가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
뷰티 기업들 역시 고환율 국면을 기회로 삼기 위해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와 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인수하며 현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LG생활건강도 더에이본컴퍼니 인수를 통해 북미 사업 기반을 넓혔다. 에이피알은 해외에서 자사몰과 아마존·틱톡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볼륨을 키운 뒤 국가별 특성에 맞춰 오프라인과 B2B(기업 간 거래) 등으로 채널을 확장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해외 법인 및 수출 비중은 약 45%에 달한다. LG생활건강의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은 41.21%으로, 화장품 사업부문 기준으로는 해외 매출 비중이 64% 수준이다. 에이피알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76.93%에 달한다.
또한 이러한 수출 확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지며 뷰티기업들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향후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95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5% 늘어난 109억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이 원부자재 일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K뷰티 기업들의 경우 달러 매출 확대에 따른 환차익 효과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은 환율 환경이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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