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호텔롯데가 그룹 핵심 계열사로 성장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직스)의 주요 주주에 올랐다. 호텔롯데는 수익성 개선 및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출자가 단순한 사업 투자를 넘어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로직스 대표이사(부사장)의 경영 승계와 지배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로직스의 유상증자(유증)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총 2144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로직스 보통주 307만6890주를 취득한다. 주당 취득가액은 6만9679원이다.
이번 투자는 로직스가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 결과 발생한 실권주를 재배정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체 실권주 318만324주 가운데 307만6890주를 호텔롯데가 인수했으며 나머지 10만3434주는 미발행 처리됐다.
이번 유증으로 로직스의 지분 구조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롯데지주(80%)와 롯데홀딩스(20%)가 지분을 양분하고 있었으나 증자 후에는 롯데지주 61%, 롯데홀딩스 19.7%, 호텔롯데 19.1%로 추산된다. 로직스에 대한 한국과 일본 회사의 영향력이 6대 4로 재조정된 셈이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매우 특수한 위치를 차지한다. 광윤사에서 롯데홀딩스로 이어지는 일본 자본이 호텔롯데 지분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호텔롯데는 다시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롯데렌탈 등 한국 내 주요 계열사 지분을 거느리고 있다. 사실상 일본 롯데의 자산과 한국 롯데의 사업권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로직스 지분 확보를 두고 그룹 내 핵심 신사업에 대한 일본 측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가 후계자인 신유열 부사장의 입지와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로직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호텔롯데의 밸류도 함께 커지는데 이 경우 신 부사장이 호텔롯데를 매개로 한·일 롯데의 자산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신 부사장은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장과 한국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아울러 호텔롯데가 이번 투자를 통해 신 부사장의 후계 행보에 큰 힘을 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유통·화학 등 기존 주력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향후 로직스에서 성과가 발생할 경우 준비된 후계자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로직스 출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신 부사장의 '원롯데(One Lotte)' 통합 경영을 위한 필수적인 지배력 확보 과정"이라며 "다만 호텔롯데가 면세 등 본업에서의 어려움 속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만큼 로직스가 기대만큼의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신 부사장에게는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로직스가 잘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시니어와 웰리스 사업을 영위하는 호텔롯데와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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