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채린 기자] 월가 "경쟁하는 척"...규제 회피 의혹 제기된 비독점 계약
엔비디아가 AI 칩 스타트업 그록과 맺은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계약을 두고, 월가에서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경쟁하는 시늉만 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이번 딜이 기업 인수가 아닌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 형식을 띤 것에 주목했는데요.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반독점 규제가 가장 큰 리스크인 상황에서 이런 계약 구조는 마치 경쟁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임에도 이번 초대형 거래에 대해 공식 보도자료나 규제 당국 신고서를 전혀 내지 않았어요. 단지 그록이 올린 90단어 분량의 짧은 블로그 포스팅 내용만 확인해줬을 뿐이죠.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엔비디아가 이제는 너무 거대해져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200억달러짜리 거래를 아무런 발표 없이 진행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 상황이 됐다"며 꼬집었습니다.
"인재만 빼가고 껍데기는 남겨"...'해자' 넓히는 엔비디아
이번 계약은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애용하는 이른바 '우회 인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록의 창업자 조나단 로스와 핵심 엔지니어들은 엔비디아로 합류하지만 그록이라는 회사는 재무 책임자가 새 CEO를 맡아 독립 기업으로 남기 때문이죠.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이 반독점 조사를 피하면서 탐나는 인재와 기술만 쏙 빼오기 위해 사용했던 방식과 동일합니다.
캔터의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가 그록의 자산을 경쟁사들이 가져가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번 딜이 엔비디아의 경제적 해자를 더욱 넓혀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엔비디아는 이미 AI 훈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그록은 AI가 결정을 내리는 추론 영역에 강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번 거래를 두고 "놀랍고 비싸지만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AI 시장이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을 확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젠슨 황 CEO가 내년 1월 CES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전까지는 지적재산권 소유 구조 등에 대한 의문이 남을 것으로 보여요.
엔비디아의 주가는?
26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2% 오른 190.53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41.9% 상승했어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