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KT가 차기 대표 후보로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을 확정하면서 향후 경영의 방향성은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해킹·보안 사고와 조사 과정의 혼선, 내부 갈등까지 겹치며 통신 본업의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박 후보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단순한 안정적 승계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정비에 가깝다.
최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관 요건, 외부 인선자문단 평가,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종합해 박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그는 1992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해 컨버전스연구소장,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을 거친 '정통 KT맨'이다.
박 후보는 네 번째 도전 만에 대표 후보에 올랐다. 2019년 구현모 전 대표와 경합했고 2023년 두 차례 숏리스트에 포함됐으나 고배를 마셨다. B2C 경험 부족 등이 한계로 지적됐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내부 출신이라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무단 소액결제·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에서 비ICT 출신 경영진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노조와 내부 구성원이 '통신을 이해하는 전문가' 선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점도 작용했다.
박 후보가 마주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보안 체계 복원이다. 불법 펨토셀 접속을 통한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신고 누락 서버 43대 등은 기본 통제 기능이 사실상 무너졌음을 보여준다. 조사 과정에서는 허위자료 제출 의혹과 서버 폐기 논란까지 불거져 관리·감사 기능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후보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피해자 보상 절차 등을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
AI 사업 방향성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KT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2029년까지 AI 누적 매출 4조6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계약 구조와 전략 적합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그룹 클라우드 시스템의 애저 전환이 가져올 영향에 대한 내부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소버린 AI 프로젝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까지 더하면 KT의 AI 전략은 기술·조직·서비스 구조 전반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B2B 기반 AI 신사업을 오래 맡아온 박 후보가 어떤 재정비안을 제시할지가 관심이다. 'AICT(AI+ICT) 기업' 체질 개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 내 갈등 완화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 구조조정 이후 노사 신뢰가 약해졌고 해킹 사태 이후 경영진 불신이 겹치며 내부 사기는 크게 떨어졌다. 외부 인사 선임 논란이 반복되며 조직 피로감도 누적됐다. 내부 출신인 박 후보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단순한 안정이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의 재정비와 신뢰 회복에 가깝다.
이런 정비 작업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 여부와 직접 연결된다. 참여주식 60%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대표로 선임되는 만큼 박 후보가 제시할 정상화 로드맵의 실효성은 주주 판단에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통신 인프라 신뢰 회복, AI 전략 재조율, 노사 관계 정비가 실제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KT 경영 안정성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며 "보안 사고 수습, AI 전략 정비, 내부 갈등 해소가 실제로 진행돼야 시장 신뢰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가 내부 이해도가 높은 만큼 실질적 변화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