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디앤디파마텍이 추진하던 영구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 회사 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오히려 투자자 유치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CB 발행 불발로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는 향후 영구 CB가 아닌 다른 방식의 자금 조달을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영구 CB 발행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관사 없이 자체 자금조달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에 내린 결정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앞서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800억원 규모의 영구 CB 발행을 추진했다. 다만 발행 과정 중 총액인수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계약이 무산됐다. 이후 회사는 자체적으로 영구 CB를 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최근까지 투자자를 직접 모집해왔다.
영구 CB 발행을 철회한 배경으로는 한 달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치솟은 주가가 지목된다.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 실제로 회사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26만7000원을 기록하며 두 달 전(9월1일 종가 기준) 14만2000원 대비 약 90% 상승했다.
특히 기술이전 파트너사인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인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디앤디파마텍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글로벌 빅파마인 화이자와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멧세라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달 7일(현지시각) 노보노디스크가 멧세라 인수를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승자는 화이자가 됐지만 이 과정에서 멧세라의 몸값은 기존 73억달러(10조6000억원)에서 최대 100억달러(14조5220억원)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주가 급등이 오히려 디앤디파마텍에 대한 투심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점이다.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이 예상보다 낮아졌으며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도 형성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영구 CB라는 조달 방식도 투자자 수요를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 영구 CB는 사채권자의 상환권이 존재하지 않고 만기도 무기한 연장할 수 있어 투자자 선호도가 낮은 방식으로 꼽힌다. 또 최근 정치권의 자사주 의무 소각 추진 여파로 시장 내 비교적 선호가 높은 교환사채(EB) 발행이 늘어난 점도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계획했던 자금조달이 무산되며 디앤디파마텍의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가 영구 CB를 추진한 목적이 섬유화 질환 치료제 'TLY012'의 미국 임상 자금 확보였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현재 TLY012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상태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중으로 TLY012 1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디앤디파마텍의 유동성은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는 올 상반기 기준 약 4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올 상반기 동안 회사가 지불한 영업비용(연구개발비 포함)은 2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13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가 주력해오던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 2상이 막바지 단계라는 점에서 추가 비용 발생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또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으로부터 임상 비용 약 30억원을 지원받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까지는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TLY012의 임상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 향후 자금 조달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앞서 추진해왔던 영구 CB 방식이 아닌 다른 조달 방식을 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선 회사 관계자는 "이번 영구 CB 발행 계획은 철회했지만 추후 다시 자금조달에 나설 예정"이라며 "일반주주 배정 유상증자는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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