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행사에 깜짝 등장했다. 황 CEO는 이날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편지를 낭독하며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했다. 아울러 함께 무대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젠슨 황 CEO는 이날 오후 9시 30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 올랐다. 이번 행사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GeForce)'의 한국 출시 25주년을 기념하는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다. 황 CEO가 한국을 찾은 건 지난 2010년 이후 15년 만이다.
앞서 세 사람은 행사 참석 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1시간 10분 동안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자율주행·미래차 등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3개 회사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AI 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동을 마친 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세 사람은 악수를 나누고, 포옹을 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황 CEO는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엔비디아는 작고 젊은 회사였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로 도약했다. 지포스와 한국은 함께 성장해 왔다"며 "지포스 출시 25년 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프로그래머블 셰이딩 등 신기술을 발명했다. 여러분으로부터 받은 놀라운 지원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과거 그에게 보냈던 편지를 회상했다. 황 CEO는 "1996년 한국에서 매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는데, 누가 보냈는진 몰랐다"며 "그 편지는 이 선대회장이 보낸 것이었고, 그것이 내가 처음 한국을 찾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편지에는 '모든 한국인을 브로드밴드로 연결하겠다',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 '첫 비디오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비전이 담겨 있었다. 그 생각이 지금의 엔비디아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며 "그 비전은 모두 현실화했다. 한국이 우리 기업의 심장이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이어 "몇 가지 깜짝 선물이 있다"며 "아시다시피 혼자서는 회사를 만들 수 없다. 든든한 친구가 필요하다. 오늘 밤을 즐기기 위해 친구 몇 명을 데려왔다"며 이 회장과 정 회장을 무대로 안내했다. 당초 황 CEO는 원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과 정 회장의 참석은 계획에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에 오른 이 회장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객들에게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냐"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엔비디아와 삼성은 25년 전 삼성 GDDR(그래픽용 D램) 제품을 사용해 지포스 256을 출시하며 인연을 맺었다. 황 CEO와 저의 우정도 그렇게 시작됐다"며 "그 사이 업 앤 다운도 있었지만 엔비디아는 삼성의 중요한 고객이자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황 CEO를 줄곧 '젠슨'이라고 표현하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젠슨이 내 친구라서 이 자리에 왔다.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이자 경영인으로 정말 존경하는 인물"이라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정말 인간적이라는 점이다. 꿈도 있고, 배짱도 있고 따뜻하며 정이 많은 친구"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이래 보여도 제가 여기서 막내"라며 운을 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들이 롤(LoL·리그 오브 레전드)을 너무 좋아해 옆에서 같이 플레이했었다"라며 "기아차가 2019년부터 식스 클라우드, 나인 클라우드 게임 등 유럽 게임사들을 후원하고 있다"며 게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황 CEO는 "정 회장은 어릴 때 아케이드 게임을 즐겼고, 그의 아들은 지금도 롤을 플레이한다"며 "물론 엔비디아 칩으로 구동되는 게임"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이어 "아들과 롤을 플레이할 당시 컴퓨터에 엔비디아 칩이 탑재돼 있었다. 그런데 미래엔 엔비디아 칩이 자동차와 로보틱스에 탑재되면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에 로보틱스 기술을 내재화해 앞으로 차에서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내일 이재명 대통령이 놀라운 발표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을 위한 어메이징 싱 포 코리아(Amazing thing for Korea)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AI, 그리고 로보틱스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 CEO는 오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 세션 연사로 나선다. 산업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한미 간 민간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는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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