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네이버와 두나무 간 빅딜이 가시화되면서 빗썸의 상장 전략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두나무가 네이버 손을 잡고 나스닥 상장에 도전할 경우 고밸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빗썸은 이미 내년 상반기 코스닥 IPO(기업공개)를 공언했지만 금융당국 제재 등 이슈로 코스닥 상장이 지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권시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지만 나스닥 직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PCAOB(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 등록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받지 못했다. 결국 나스닥 IPO에 나선다면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을 통한 우회 상장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다. ADR 우회 상장은 국내 상장에 실패하더라도 구주를 이용해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
◆당국 마찰에 IPO 계획 차질
빗썸은 지난 5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는 IPO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1월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3월 증권신고서 제출 및 IR을 쳐 4월 중 공모, 상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전까지 지배구조를 재정비하고 비거래소 사업을 빗썸에이에 이전했다. 수익성이 담보되는 가상자산 거래소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이정훈 전 의장 측 빗썸홀딩스 지분은 49.79%에서 54.01%로 과반을 확보해 경영권을 안정화했다.
하지만 최근 당국과의 마찰이 커지며 상장 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택했으나 당국이 이를 문제 삼았다.
빗썸은 금융감독원의 경고·행정지도·대표 호출 등에도 레버리지 서비스를 지속하며 당국과 각을 세웠다. 최근에는 FIU(금융정보분석원)가 호주 가상자산 거래소 빙엑스(bingX) 자회사 '스텔라 익스체인지'와 오더북 공유 문제로 이재원 빗썸 대표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아슬아슬한 영업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빗썸에 제재를 내릴 경우 상장 적격성 심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스닥 상장 열려있다지만 직상장 요건 미비
상장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면 빗썸은 미 증시 입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코인베이스도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빗썸의 나스닥 상장설은 지난해 9월 처음 불거졌다. 빗썸 측은 당시 주주총회에서 "한국, 미국 증시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정상균 빗썸 CFO도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 "미 증시 상장 가능성에 열어두고 있다"고 발언하며 불을 지폈다.
다만 빗썸은 현재로서는 나스닥 직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PCAOB 감사 기준에 따른 직전 3개년의 외부감사 보고서가 필요하다. 빗썸은 PCAOB 미등록 회계법인인 '대현회계법인'으로부터 2018년부터 8년간 감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직상장은 어렵고 회계법인 교체나 재감사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발행을 통한 간접 상장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ADR 방식은 기존 빗썸이 가진 구주를 미국 예탁은행에 예치하고 이 주식을 기반으로 ADR을 발행해 미국 증시에서 거래하는 방법이다. 직접적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지 않고도 간접적으로 상장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투자자들은 ADR을 통해 배당금을 달러로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나스닥에 입성한다 하더라도 기업가치 평가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도 한다. 주력 사업이 국내에 묶여 있어 저평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거래소는 선물 거래, 기관 투자자 대상 펀드 같은 종합 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빗썸은 국내 규제로 수수료 중심 단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더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회계 기준(GAAP)에 맞는 법률, 규제 등도 검토해야 한다. 빗썸이 현재 금융당국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SEC가 이를 지적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마찰로 빗썸이 계획하고 있는 내년 상반기 상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절차 미흡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오더북 공유는 특정금융정보법상 '신고제'에 해당한다. 빗썸이 FIU 측에 신고를 했다고 밝히고 있어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주총에서의 발언이 와전돼 나스닥 상장설이 불거졌다"며 "지금은 코스닥 상장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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