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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명분에 금산분리 완화 시사…삼성 지배구조 '변수'로
강울 기자
2025.10.15 09:00:20
삼성생명·화재 지분율 10% 임박…자사주 소각마다 매각 부담 반복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4일 15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강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하면서, 재계의 시선이 삼성으로 쏠리고 있다. 삼성생명·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이 밸류업 정책 이후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서 정한 한도(10%)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이번 논의가 AI 산업에 한정되더라도 40년 넘게 유지돼 온 금산분리 원칙이 재검토된다는 점에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접견 자리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통해 인공지능 산업 분야에 한해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금산분리 규제 일부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실장은 "막대한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할 텐데 규모가 워낙 커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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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의의 핵심은 지주회사 산하 벤처캐피탈의 외부 자금 조달 규제 완화다. 직접적으로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 지분 보유 한도를 완화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금산분리 원칙 자체가 다시 테이블에 오른 만큼 금융권 전반이 변화의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금산분리 제도는 대기업이 금융계열사를 통해 무리하게 자금을 융통하고 이를 '사금고'처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로 1982년 도입됐다. 이후 산업 자본이 금융을, 금융 자본이 산업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쌍방 차단 장치'로 기능해 왔다.


삼성은 금산분리 규제의 가장 대표적인 적용 사례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합산 10%에 달한다. 현행 금산법상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한 만큼 규제 한도에 사실상 근접한 상태다.


최근 삼성전자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은 이 한계를 더욱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조487억원 규모의 약 5700만주를 확보해 전량 소각했다. 올해 2~5월에는 3조394억원(5500만여주)을, 지난 7~9월에는 3조9199억원 규모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 중 2조8199억원을 소각할 예정이다.


문제는 자사주 소각이 이뤄질 때마다 삼성전자의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의 보유 지분율이 자연수럽게 상승한다는 점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1차 자사주 소각 이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이 금산법상 한도(10%)를 초과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지난 2월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를 매각했고, 보유 지분율을 8.44%로 낮췄다. 삼성화재 역시 같은 시기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 74만3104주를 처분해 보유 지분율을 1.48%로 조정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자사주 매입분 중 2조8199억원가량을 추가로 소각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게에선 1차 자사주 소각 때와 마찬가지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다시 지분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 중이거나 매입한 자사주를 모두 일시에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은 약 990만주(0.17%)를 매각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에선 금산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금산분리 규제가 일부 완화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금융회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비금융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면, 삼성은 지분 처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배구조 정비의 여지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완화의 구체적 범위와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43년이나 유지돼 온 낡은 규제가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직접적인 지분 구조 변화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삼성의 지배구조 정리에 일정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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