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당초 1년 계획보다 두 달가량 앞당겨 마무리했다. 올해 7월 시작한 3차분까지 모두 집행하며 전체 프로그램을 조기 완료한 것이다. 특히 최근 기업들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타 기업과는 다르게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처음 발표 당시 4만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8만원대로 2배가량 뛰었고, 자사주 매입이 밸류업 효과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맞물리면서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9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보통주 4972만여주, 우선주 696만여주를 사들여 총 3조9119억원 규모의 3차분 매입을 마쳤다. 이는 당초 계획한 보통주 5688만주, 우선주 783만주와 비교해 각각 87.4%, 88.9% 수준이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취득 주식 수는 목표에 못 미쳤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사실상 전량을 집행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행된 1차분은 3조485억원 규모로 약 5700만주를 확보해 전량 소각했다. 이어 2~5월 진행된 2차분은 3조394억원 규모로 5500만여주를 매입했다. 이 가운데 2875억원어치 525만여주는 임직원 성과보상용으로 지급했고, 나머지 2조7500억원 규모의 5000만여주는 회사가 보유 중이다. 이번 7~9월 3차분 3조9119억원까지 마무리되면서 총 10조원 규모 매입 계획이 모두 완료됐다.
이번에 확보한 3차분 자사주 가운데 2조8119억원 규모는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에 쓰고, 1조1000억원은 임직원 보상용으로 배분할 계획이다. 소각 시점과 보상 집행 방식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2차분에서 남은 2조7500억원 규모 물량의 활용 방안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상당 부분이 소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0개월간 진행한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 신뢰를 높이며 밸류업 신호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물론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14일 4만9900원에서 지난달 25일 8만6100원으로 두 배가량 뛰어오른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력 강화, 외국인·기관 매수세 유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완화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HBM을 둘러싼 기회가 업계 전반의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 D램 수요 확대에 따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3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추정치는 83조6875억원, 영업이익은 9조816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8%, 6.9%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29일자로 3차 자사주 매입이 모두 완료됐다"며 "최근 회사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장중 매수 과정에서 목표했던 주식 수는 일부 변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취득한 자사주의 소각·보상 등 구체적 활용 방안은 이사회 결정을 거쳐 추후 공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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