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태광그룹이 애경산업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인수전을 진행하면서 오너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딜 클로징 이후 그룹 사업재편의 키를 잡을 오너 경영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다. 이 전 회장은 복수의 사법 리스크에도 윤석열정권에서 사면·복권되며 복귀설에 무게가 실렸었다. 다만 태광산업이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 논란으로 새 정부 들어와 밉보인 것은 이 전 회장의 복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공식적으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태광산업 사업보고서에 그의 직위는 경영자문을 하는 '고문'으로 기재돼 있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배제돼 있는 것이다. 다만 대주주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화학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하는 그룹 사업재편도 이 전 회장의 영향권 아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딜 클로징을 향하고 있는 애경산업 인수전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사업재편 이후 그룹 방향타를 잡을 오너 경영인의 책임경영이 더 필요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뿐만 아니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에너지사업 확대도 꾀하고 있다. 애경산업 인수를 필두로 사업재편 이후 B2C 소비재 영역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급격한 사업재편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도 이 전 회장의 복귀는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경영 복귀 명분은 쌓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전 회장이 헤쳐 나가야 할 장애물은 여럿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도 경영활동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그동안 경영 복귀를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전 회장의 이사회 복귀를 요구했는데 이 전 회장 쪽이 건강상 이유로 거부했다.
자사주 대상의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하면서 새 정부에 밉보인 점도 부담이다. 태광산업은 3100억원어치 자사주 발행을 추진했는데 이는 정부와 여당 주도로 추진하는 3차 상법 개정안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나타난 행보로 평가됐다. 태광산업이 주식 총수 대비 24.41%에 해당하는 자사주 전량 처분을 예고하면서 거래 상대방과 조건을 확정하지 않은 채 공시하며 시장 일각의 반발을 불렀다.
이 전 회장이 윤석열정부에서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점도 부담이다. 이 전 회장은 2023년 8월 광복절 특사 명단에 포함된 지 두 달 만에 경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8·15 특별사면을 받았던 이 회장이 사면장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또다시 범죄혐의로 경찰의 강제수사를 받고 있다"며 "이 회장은 직원들의 계좌로 허위 급여를 입금하고 빼돌리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배임·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지금 여당인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 체제에서 사면으로 특혜를 받았는데 새 정부에서는 국정철학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태광산업이 애경산업 인수에 나선 것은 대주주인 이 전 회장의 동의가 필요했던 부분이었다"며 "애경산업을 비롯해 각종 인수합병 딜이 마무리된 이후 그룹 경영을 도맡아 이끌어나갈 구심점으로 오너 경영인의 복귀가 필요한 상황인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 전 회장 경영 복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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