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루닛이 인재 유치를 목적으로 발행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사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가격 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현실적으로 행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업계 최고 수준이던 급여도 경쟁사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향후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2023년 8월 이후 임직원에 스톡옵션 약 147만주를 부여했다. 스톡옵션은 임직원에게 일정기간이 지나면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임직원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시장에 매도해 차익을 노린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스톡옵션 부여는 우수인재 확보 및 임직원 동기부여 목적으로 활용된다.
루닛도 같은 맥락에서 스톡옵션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임직원들의 복지를 높이기 위해 스톡옵션과 우리사주조합을 운영 중"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현재 스톡옵션의 본래 취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루닛 주가가 일부 스톡옵션의 행사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 회사 주가는 2일 오전 기준 주당 4만1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회사 주가가 8만원에 육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10개월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루닛의 34~42회차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최저 3만9700원에서 최대 7만7600원까지 형성돼 있다. 평균가격은 약 5만9000원으로 현 주가보다 높다. 행사가격이 주가보다 높은 상황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오히려 임직원이 손해를 보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회사가 임직원에 보유한 스톡옵션 중 미행사 물량은 256만2478주에 달한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 부과도 실행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스톡옵션 행사 후 주식을 매각할 경우 10~30%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반적으로 임직원들은 현 주가가 행사가격 대비 크게 높은 상황이 아니라면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루닛처럼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기업의 경우 권리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업계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톡옵션은 임직원의 권리이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행사할 이유가 없다"며 "일부 임직원은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겠지만 사기가 저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루닛은 임직원 급여 측면에서도 경쟁업체와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루닛의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2023년 82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9300만원으로 13%(1100만원)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경쟁사인 뷰노는 61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26%(1600만원) 확대되며 더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통상 의료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우 동종업계 간 직원 이동이 많은 편이다. 특히 루닛은 높은 임금과 직원 친화정책을 발판으로 그동안 우수 인재 확보에 항상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주가 하락과 타사 대비 낮은 급여 인상 폭 등의 영향으로 이러한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의료 AI 업계에선 연구인력 같은 경우 업체들마다 영입을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며 "스톡옵션도 중요한 인재 유인책 중 하나인데 주가가 하락세인 상황에선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루닛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는 우수인재 영입 및 임직원 보상차원에서 스톡옵션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사업에 집중해 실적을 끌어올림으로써 주가를 부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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