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금융시장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와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와 정부, 산업계, 학계는 스테이블코인이 송금·무역결제·지역화폐 등 전반에 걸쳐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은행 중심의 안정성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 등 비은행 주체의 참여를 보장하는 개방형 경쟁 구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과 확산을 위한 해결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주관했으며 국회와 금융당국, 산업계, 학계, 연구소 등 약 300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토론회는 디지털금융·활용사례·자금세탁방지(AML) 세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국내도 개방형 경쟁 구조를 마련해 은행·비은행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안도걸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경제 전환의 핵심 엔진"이라며 "연간 1400조원 규모의 국내 송금 시장, K-콘텐츠와 관광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내부 결제망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환전 비용만으로도 수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병덕 의원은 "안정성 측면에서 은행 중심 발행은 동의하지만 은행만 참여한다면 기득권의 잔치가 될 것"이라며 혁신 기업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남근 의원도 "이미 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송금·결제뿐 아니라 신용카드와 연계해 사용하고 있다"며 "입법과 제도 설계가 늦어지면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발제한 서병윤 DSRV 이사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서 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은 SWIFT 송금과 카드 결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라고 정의했다. 그는 "국내 연간 무역 결제액이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데, 스마트컨트랙트와 연동해 자동화한다면 수십조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2억5000만명에 달하는 해외 K팝 팬들이 원화 결제 수단을 갖게 된다면 문화산업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송호근 부행장 역시 '스테이블코인 활용사례' 발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수요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며 해외송금, 지갑 간 즉시 정산, 지역화폐 효율화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자금세탁방지(AML) 이슈가 집중 논의됐다. 정영기 김앤장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이 각국 통화 주권을 위협할 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발행 단계부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AML 규율이 필요하다"며 "투명한 발행 구조와 거래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야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관계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제도적 과제와 산업 활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고경철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은 "한국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지급수단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은행권 중심 발행으로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지형 두나무 실장은 "지급결제에만 국한하지 말고 스테이블코인의 다양한 기능을 법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8년까지 2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우리도 통화 주권을 지키고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은행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 등 비금융사도 발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연속 기획 토론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제2차 토론회는 오는 30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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