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들이 우회적인 방식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해 국내 개발사의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조계와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현재 국회에 발의된 '앱마켓사업자 영업보복 금지법(보복금지법)'을 제정해 실효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구글·애플 인앱결제 피해기업 사례발표 및 대안마련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산업계와 법조계, 학계는 이 자리에서 앱마켓 사업자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복금지법 제정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인앱결제란 앱 이용자가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시 앱마켓 운영사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앱마켓이 이 과정을 통해 부과하는 수수료다. 앱 판매자는 앱마켓에 30%나 되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과거에는 앱 판매자가 소수여서 나름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앱마켓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 게임사와 앱 개발사가 수익구조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구글·애플은 국내 개발사와 개발자들에게 최대 30%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외부 결제 시스템을 활용할 수도 있다. 외부결제 수수료는 26%로 낮게 책정되고 있다. 하지만 결제대행사 수수료 4~6%와 광고·마케팅 수수료를 합치면 실제 지불액은 인앱결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앱 마켓을 통해 게임을 유통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매출은 전년과 엇비슷한데, 수수료는 물론 더욱 커지는 마케팅비 등으로 영업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2021년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제정했으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앱 심사 지연·노출 제한 등을 영업 보복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통상 앱 심사 기간은 가이드라인 위반 검토 등을 거쳐 1~3일 이내 완료된다. 그러나 구글·애플의 앱 심사 기준이 불명확하고, 구체적인 근거 없이 심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양 사는 현재 앱 심사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심사가 미뤄질 경우, 개발사 입장에선 서비스 일정 전체에 차질을 입어 손실을 입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공개된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I사·B사는 앱 심사가 3개월가량 지연되며 투자 회수에 실패해 존폐 위기에 처했다. 이는 정부 기관의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한 '2024년도 앱마켓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개발사의 70.4%가 과도한 수수료를, 39.2%가 앱 심사 지연·등록 거부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청한 중소기업 P사 이모 대표는 "지난해 인앱결제 매출 6억4000만원 중 4억5000만원을 수수료와 개발자 등록 비용으로 지불했다"며 "앱 심사 거절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 같은 행위가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내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과도한 수수료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문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은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는 국내 앱마켓 '원스토어'보다 각각 9%·10.3% 더 높지만, 이 같은 가격 차이를 모르는 소비자가 대다수"라며 "이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보복 금지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앱마켓 사업자의 영업보복 금지 ▲손해액 입증 부담 완화 및 책임 전환 ▲보복 행위 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 부과 등이 담겼다. 현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상태며, 개혁 입법 처리 후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국내 게임사가 게임을 개발·수출하며 고용 효과를 만들기 위해선 수수료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내 사업자 보호 및 소비자 권익 보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집행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영기 위더피플 법률사무소 미국 변호사도 "인앱결제 금지 방지법이 제정된 지 4년이 지났음에도 강제행위 신고 및 손해배상 청구 사례가 없다는 건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강제행위를 신고한 개발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법안 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운영 체제 정상화 이후 과징금 부과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방통위는 2023년 구글·애플에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대해 과징금 총 680억원을 부과하는 시정조치안을 발표한 바 있다. 추가 의견 청취 후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으나, 1인 체제 전환 이후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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