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 중인 퓨저니스트(ACE 코인) 시세조종 사건 9차 공판이 지난 28일 열렸다.
이번 공판에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고빈도 매매, 유동성 공급(LP), 바이낸스-빗썸 시세 연동 등 가상자산 거래 구조와 시세조정 여부를 둘러싼 핵심 쟁점이 드러났다.
퓨저니스트 시세 조종 사건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첫 번째 기소 사건이다. 특히 이번 판결 결과가 향후 시장 안정화 역할과 법적 책임 범위를 결정할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시간 시장, 자동매매의 필연
증인으로 출석한 가상자산 트레이더 이세모 씨는 "가상자산 시장은 365일 24시간 열려 있어 수동 매매만으로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API를 활용해 서버와 연결, 대량의 호가·체결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자동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실행하는 매매 방식을 말한다. 여기에 함께 활용되는 것이 트레이딩 봇이다. 트레이딩 봇은 사전에 설정한 조건(가격, 간격, 거래량 등)에 따라 자동 거래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씨는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 '그리드 트레이딩' 같은 전략은 일반적인 사례며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드 트레이딩은 일정한 가격 간격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미리 걸어 두어 변동성을 활용하는 자동화 기법이다.
◆고빈도 매매와 LP 공급, 시세 안정화 논리
공판의 또다른 핵심은 쟁점은 고빈도 매매(HFT)와 LP(유동성 공급자) 역할이었다. 증인은 "고빈도 매매는 호가창 공백을 메우고 거래 체결 속도를 높여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진술했다.
LP는 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시장에 지속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공급하는 참여자다. LP는 거래량을 늘려 호가창을 안정시키고 매수·매도 스프레드를 좁혀 시세 급변동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증인은 "고빈도 매매 자체는 시세조정을 위한 행위보다는 오히려 시장 안정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빗썸 시세 연동, 시장 왜곡 논란
이번 공판에서는 바이낸스와 국내 거래소 간 시세 연동 구조가 언급돼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인은 "국내 거래소 차트는 바이낸스 시세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도록 세팅돼 있다"며 "바이낸스에서 호가가 변하면 빗썸, 업비트도 이를 자동으로 따라간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 측의 텔레그램 대화를 제시하며 "특정 시점에서는 빗썸에서 시세를 직접 조정할 수 있었던 정황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증인은 "국내 거래소와 바이낸스 간 시세가 완전히 동기화되기까지는 약 10분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며 일부 괴리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 논쟁은 국내 시장에서 발생하는 김치 프리미엄 문제와도 직결된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 거래소에서 해외보다 코인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는 현상이다.
◆해외 LP 구조와 국내 제도 공백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후 첫 번째 기소 사례다. 그러나 공판에서는 법적 해석의 모호성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LP 구조와 시세조정의 경계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고 있는 국내 가상시장의 현실이다. 더구나 자동매매 알고리즘의 적법성 여부도 아직 법률로 정립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세모씨는 공판이후 기자와의 만남에서 "해외에서는 거래소와 LP간 명확한 계약을 통해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법이 없어 LP와 시세조종 업자의 구분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관련 법이 없어 LP와 정식 계약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암암리에 LP 역할을 하는 사업자들과 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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