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DB손해보험이 요양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까다로운 법적 요건과 수백억원대 초기 투자 부담으로 사업 속도를 내기 어려운 데다, 이미 생보사들이 선점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DB손보가 요양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요양 수요 확대와 보험업 전반의 성장 정체 때문이다. 여기에 외형과 실적에서 손보업계 경쟁사인 메리츠화재에 밀리고 있는 현실도 새로운 활로 모색의 배경으로 꼽힌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종표 DB손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해 요양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신년사에 이어 올해도 요양사업을 신사업으로 언급하며 의지를 재차 확인시킨 셈이다.
DB손보는 지난해부터 요양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해 수도권 인근 요양시설 부지를 직접 물색하고, 3월에는 의사 출신 김철호 이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부지 선정조차 마무리하지 못하며 사업 추진은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지난 2월 전담 TF까지 꾸렸지만 여전히 부지 선정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수도권 위주로 부지 물색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까다로운 법적 요건과 수백억 원대 초기 투자 부담이 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행 노인복지법령상 30인 이상 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사업자가 토지를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 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이에 부지 선정에 수백억원대 자본이 필요하고, 사업계획 수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은 요양사업 진출 과정에서 수백억원에서 최대 천억원대의 자본을 투입했다. 2016년 사업을 시작한 KB골든라이프케어는 초기 자본금 200억원에 더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총 12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신한라이프케어 역시 올해 초에 250억원을 투입됐다.
그러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DB손보가 자본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투자가 요구되는 구조적 부담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은 초기 수백억 원대의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장기 사업"이라며 "KB·신한 등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은 지원을 등에 업고 확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DB손보는 투자 부담을 직접 떠안아야 해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요양사업은 이미 생보사들이 장악한 시장이다. KB라이프,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등이 앞서 진출했고, 최근 삼성생명도 자회사 '노블라이프'를 설립하며 진입 속도를 내고 있다. 후발주자인 DB손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 진출만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다"며 "후발주자로서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뚜렷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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