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호반건설이 지난해 처음으로 금융당국의 주채무계열에 지정된 지 1년 만에 주채무계열 꼬리표를 뗐다. 국내 재계 30위권의 호반건설은 자체 자금 조달 역량이 우수해 차입 규모가 적은 회사로 손꼽히는데,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되며 재무건전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25년도 금융당국의 주채무계열 기업 목록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광명 등 주요 사업장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채무계열로 지정됐지만, 해당 사업장들이 PF 차입금 상환을 마치면서 건전성이 큰 폭 개선된 덕이다.
주채무계열은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가 일정금액 이상을 차지해 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를 평가받아야 하는 대기업이다. 금감원은 매년 주채무계열을 선정하며, 올해의 경우 총차입금 2조4012억원 이상, 은행권 신용공여잔액 1조4063억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호반건설은 국내 재계 30위권 대기업 가운데 주채무계열에 포함되지 않은 두 곳 중 하나다. 나머지 한 곳은 SM그룹으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주채무계열 기업에 포함됐다가 올해 명단에서 제외됐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처음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가 1년 만에 해제됐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보유 자산 대비 차입 규모가 가장 적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광명 등 주요 사업장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채무계열에 편입됐다. 그러나 해당 사업장이 준공되자 차입금을 빠르게 상환, 짧은 기간 내 차입 구조를 정리했다.
통상 국내 대기업들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은행 대출, PF, 회사채 등 외부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호반건설이 외부 차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울러 건설경기 침체로 다수 건설사들이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호반건설의 우수한 재무건전성은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는 보통 PF 대출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사업 초기 차입금이 급증하고, 분양을 마친 뒤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 분양경기 침체로 제때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사업장이 늘면서 건설사 부채비율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다.
실제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연결 부채총계는 2조7343억원, 자본총계는 5조114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53%를 기록했다. 종속기업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보면 부채비율은 19%에 불과하다.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200% 안팎이었던 점을 비교해 보면 아주 낮은 수준이다. 이는 호반건설이 PF리스크 등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방식을 고수해 온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9711억원에 달하며, 단기 금융상품(3550억원)을 포함하면 유동성 자산은 1조원을 넘어선다. 총 차입금이 6743억원으로, 호반건설이 보유한 현금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인 PF 대출 증가로 주채무계열에 지정됐지만, 사업장 준공 후 차입금이 줄면서 1년 만에 제외됐다"며 "안정적인 사업 기조를 고수해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건전한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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