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올해 모태펀드(문화체육관광부 등)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스포츠 분야의 전통 강자들이 모습을 감췄다. 낮은 수익성과 투자금 회수(엑시트)의 어려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스포츠 계정 출자사업에는 분야별로 ▲스포츠산업(1곳) ▲스포츠전략(5곳) ▲스포츠출발(4곳) ▲스포츠프로젝트(5곳) 등 총 15개 GP가 지원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스포츠 분야에 주력해온 하우스들이 이번 출자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 스포츠 분야 펀드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운용사들이 펀드 청산에 난항을 겪으면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UTC인베스트먼트다. UTC인베스트는 2015년 모태펀드가 국내 첫 스포츠 계정 출자사업을 진행했을 당시 보광창업투자(현 보광인베스트먼트)와 나란히 GP로 선정됐다. UTC인베스트는 이를 통해 결성한 스포츠1호펀드로 스마트스코어(골프 플랫폼), 아이아이컴바인드(젠틀몬스터 운영사), 크리에이츠(스크린골프 장비 제조사), 모노리스(스포츠 테마파크) 등에 투자했다.
이후 펀드 청산을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다. 펀드 만기인 2023년이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일부 포트폴리오에서 자금 회수를 완료하지 못해 여전히 청산이 진행 중이다.
보광인베스트먼트 역시 스포츠와 문화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펀드레이징을 해온 하우스 중 한 곳이다. UTC인베스트와 마찬가지로 2015년 모태펀드의 스포츠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170억원 규모의 '보광22호 스포츠-IT융복합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다음 달 17일인 펀드 만기를 1년 연장했다. 2017년 9월에 결성한 '보광25호 스포츠융복합s2투자조합'도 내년 9월인 만기를 1년 연장할 예정이다.
센트럴투자파트너스도 문화 콘텐츠와 스포츠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려오면서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문화콘텐츠 분야 단골 GP로 손꼽히지만 이번 출자사업에는 지원하지 않았다. 2017년 모태펀드 출자금을 토대로 결성한 170억원 규모의 센트럴스포츠투자조합은 오는 12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2018년 모태펀드의 스포츠산업 육성펀드 출자사업에서 GP로 선정됐던 이수창업투자도 올해 출자사업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수창업투자는 당시 160억원 규모로 'ISU-AJ스포츠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내년 11월 만기로 청산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 분야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수익성을 끌어올릴만한 투자처가 적다. 이 점을 고려해 모태펀드도 스포츠펀드의 성과보수 지급 기준인 내부수익률(IRR)을 3%대로 낮췄지만 흥행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 분야 펀드는 수익성이 높지 않은 분야인 데다 신규로 투자할 만한 투자처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수익성을 좇기보단 펀드레이징을 통한 실적이 필요한 소형 VC가 많이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접수한 GP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선 스포츠산업 분야에는 인피니툼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지원서를 접수했다. 경쟁 하우스가 없는 만큼 선정 가능성이 높다. 인피니툼파트너스는 스포츠·레저, 디지털콘텐츠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 투자에 주력하는 유한책임회사(LLC)형 VC다. 현재 9개 펀드를 운용 중이며 운용자산(AUM)은 1058억원이다. 인피니툼파트너스가 최종 선정될 경우 182억원의 출자예산을 활용해 최소 26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스포츠출발 분야는 ▲빅뱅벤처스 ▲에이씨패스파인더 ▲임팩트재단 ▲한양대학교기술지주회사 등 4곳이 지원했다. 해당 분야는 창업기획자만 신청 가능하다. 창업기획자 중 벤처투자회사나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 겸업 운용사는 제외한다. 선정된 GP는 출자예산 28억원으로 4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스포츠전략 분야에는 ▲린벤처스 ▲스탤리온파트너스 ▲에이씨패스파인더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와이앤아처·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 등 5곳이 접수했다. 스포츠프로젝트 분야에는 ▲에이온인베스트먼트·로간벤처스 ▲에이티피벤처스 ▲와프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트리거투자파트너스·한국가치투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스포츠전략과 스포츠프로젝트 분야는 70억원을 출자받아 1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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