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증착 장비 업체 야스가 8.6세대 IT OLED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비전옥스가 디스플레이 업계의 대세인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도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야스가 비전옥스에 증착기를 납품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비전옥스는 최근 OLED 생산 라인인 V5의 기술 방향을 확정했다. 독자 개발한 증착 기술인 ViP(Visionox intelligent Pixelization)와 기존 FMM 방식에 각각 7.5K(7500개)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다. ViP 방식에 대한 투자가 먼저 진행되며, FMM은 6개월 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비전옥스는 22일 공급상 회의를 개최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지방정부 인사도 초청된 만큼 투자 자금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ViP 기술은 비전옥스가 개발한 기술로,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이용해 적색·녹색·청색을 형성하는 유기화합물을 기판 위에 증착하는 방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FMM 방식을 활용하는데, 금속 마스크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각 적색·녹색·청색 유기화합물이 정확한 영역에 자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이다. 검증된 기술인 만큼 수율이 안정적이지만 대형 패널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마스크 크기가 클수록 증착장비 내 발생하는 고열로 금속 마스크가 변형되거나 처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ViP 방식은 유기물을 화소별로 증착하는 비마스크(FMM-less) 방식을 택했다. 패널 전면에 유기재료를 증착하고, 해당 자리에 적합한 화소가 아닌 부분을 노광·식각 공정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ViP 방식은 OLED 패널 소자의 수명이 길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FMM 방식은 색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기 재료가 자리한 마스크의 구멍이 매우 작다. 이에 화소 간 간격(비발광 공간)이 커져 빛이 발생하는 영역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ViP 방식은 마스크 없이 유기 재료를 증착하는 만큼 화소 간 간격이 좁아져 발광 면적을 최대로 확보해 수명이 길어진다.
비전옥스보다 앞서 8.6세대 IT OLED 투자를 결정한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모두 FMM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FMM 기반 증착장비 공급 경험이 없던 기업들은 8.6세대 IT OLED 생태계에 진입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비전옥스가 ViP 방식을 택하면서 비마스크 방식의 증착기를 생산한 경험이 있는 야스가 새로운 후보로 떠올랐다.
야스는 대형 OLED의 증착기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LG디스플레이가 주 고객사다. TV용 OLED의 경우 FMM 대신 유기 재료를 전체 면에 증착한 후 컬러필터 등을 활용해 화소를 분리하는 오픈메탈마스크(OMM) 방식을 활용한다. 기판이 큰 대형 OLED에서는 FMM 방식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비전옥스는 중국 지방정부 지원을 설득하기 위한 명분으로 ViP 방식을 내세웠다. 이에 ViP 방식 양산을 준비하기 위해 야스와 꾸준히 협력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옥스와 진행한 ViP 테스트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야스 입장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IT OLED 생태계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야스는 매출 286억3202만원, 영업손실 96억5926만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이 주로 LG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하는데, 지난해 재무 상황이 악화되면서 관련 투자가 밀린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야스의 경우 장비 수주가 주 수익원인데, LG디스플레이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투자가 연기됐다"며 "이에 협력업체까지 영향이 발생했다"고 했다.
야스의 경쟁사로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AMAT)가 꼽힌다. AMAT는 비마스크 방식의 일종인 eLEAP 방식을 개발한 바 있다. eLEAP 방식은 기판을 수직으로 세워 유기재료를 증착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수직 증착 방식의 경우 기판에 유기재료를 균일하게 증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야스가 좀 더 납품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양사간 기술이나 가격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작용할 수 있다"며 "거시적으로 봤을 때 미중관계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야스는 예전부터 비전옥스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도 아직 특별히 전달 받은 내용은 없다고 했다. 야스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비전옥스와 교류하면서 장비를 납품하면 양산 가능하다고 알려왔다"며 "최근까지 긍정적으로 논의했다. 그러나 아직 비전옥스로부터 ViP 방식과 관련한 통보는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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