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대한제당이 5년 만에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을 다시 두드린다.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상환에 대응하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그동안 막혔던 자금조달 통로를 다시 트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당(A-)은 이달 23일 3년 만기 3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가 충분할 경우 최대 5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검토 중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 민평 대비 ±30bp(1bp=0.01% 포인트) 가산해 제시했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 맡았다.
공모채 발행은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대한제당은 4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지만 이후 5년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반면 필요 자금은 사모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2020년 9월 400억원 규모의 사모채 발행을 시작으로 ▲2021년 400억원 ▲2022년 250억원 등을 조달했다.
이외에도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왔다. 자산 매각은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졌다. 2022년 사료사업 부문 양주 영업소를 정리했고, 올해 초 충남 공주에 위치한 골프장 '프린세스GC'의 토지 및 부대시설을 104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를 다지는 동시에 향후 투자 여력도 넓히겠다는 복안이었다.
이번 공모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내달 만기 예정인 150억원 규모의 기존 회사채 상환에 쓰일 계획이다. 남은 자금은 외화표시채권 상환에 활용된다. 지난해 말 기준 399억원 규모의 외화단기차입금이 있다.
대한제당은 공모채 발행이 뜸했던 이유로 금리 부담을 꼽았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그간 고금리 여건 탓에 공모 시장을 찾지 않았다"며 "현재는 몇 차례 진행된 금리 인하로 인해 시장 금리가 다소 안정세를 보여 공모채 발행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모채 복귀를 금리여건 개선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운영자금 및 만기 대응은 물론, 향후 신사업 투자 등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한제당은 신성장 동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서다. 실제 프린세스GC 매각 대금 역시 투자 재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제당이 최근 단행한 자산 매각 등 일련의 움직임과 맞물려 보면, 이번 공모채 발행은 조달 포트폴리오를 다시 넓히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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