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 이슈어 '한국토지신탁'이 올해도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에는 주관사를 단독에서 공동으로 바꾸고, 발행액도 최소 수준으로 줄이는 등 기존과는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시장에서는 반복되는 '미매각 이미지'를 벗기 위한 고심의 흔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오는 21일 총 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2년물 200억원, 3년물 3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발행일은 이달 29일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30bp를 가산해 제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주관사 구성이다. 그간 KB증권에 단독 주관을 맡겨왔던 한국토지신탁은 이번에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KB증권 단독 주관이 깨진 건 지난 2020년 KB·IBK투자증권 공동 주관 이후 4년여 만이다.
모집액 역시 눈에 띈다. 500억원으로 책정된 이번 공모채 모집액은 최근 5년(2020~2024년) 중 한국토지신탁이 제시한 모집금액 중 최소치다. 지난해 8월에도 600억원 규모로 소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해 81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미매각을 면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반복된 미매각 부담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한국토지신탁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7차례 공모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에서 미매각 이력을 남겼다. 물론 미매각 물량은 리테일 시장에서 고금리 매력 덕에 완판 및 증액 발행에 성공하긴 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미매각 전력은 기업 이미지에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공동 주관 체제 전환은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 각 증권사가 보유한 기관투자자 네트워크가 다르기 때문에 공동 주관을 통해 보다 폭넓은 투자자 풀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경쟁력과 수요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주관사 대형화 흐름이 강화되고 있어, 이에 맞춘 전략적 판단일 뿐 미매각 이슈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 안팎의 시선은 여전히 신중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사와 신탁사 등 관련 업종 기업들의 공모채 시장 접근성은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디앤디, 이수건설,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등의 건설업종 기업들은 올해 사모채 시장에서 차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책임준공 이슈 등 어려운 업계 환경 속에서도 확보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올해는 신입·경력 직원들도 대거 채용하는 등 영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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