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도쿄등심, 동화고옥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오픈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구조조정 이후 실적 회복 흐름을 타고 기존 투자자가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추진하면서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픈은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경영권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홍성철 대표(30%)와 H마트(70%)가 보유한 보통주(구주) 100%로 희망 가격은 250억원 수준이다. 

㈜오픈은 2015년 설립한 파인다이닝 외식 전문기업이다. 도쿄등심을 비롯해 ▲동화고옥 ▲서울로인 ▲모도우 등 다수의 고급 레스토랑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현재 국내에 총 14개의 직영 매장을 두고 있다. 회사는 설립 이후 9년 동안 누적 매출 2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며 성장해왔다. 

2023년 ㈜오픈은 무리한 부동산 투자로 한 차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사옥 오픈더청담을 준공하는 과정에서 대출로 수백억원의 건축비를 충당하며 재무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여기에 소비 위축과 외식업 불황까지 겹치며 경영 전반에 부담이 확대됐다. 이에 일부 매장은 휴업에 들어가고 직원 급여와 식자재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회사는 지난해 동아시아 식품을 유통하는 미국 H마트와 투자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H마트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아시안 슈퍼마켓 체인점으로 외식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목표로 ㈜오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오픈은 다수의 브랜드를 동시다발적으로 런칭하던 멀티 브랜드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검증된 소수의 알짜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 전략을 전환했다. 비수익 사업들은 정리하고 모도우, 동화고옥 등 실적이 검증된 핵심 브랜드 위주로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오픈이 보유한 브랜드는 파인 다이닝과 고급 한식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특정 소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구조조정 이후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든 데다 창업자인 홍성철 대표와의 3년 바인딩 계약도 매각 조건에 포함돼 있다. 거래가 이뤄질 경우 기존 경영진이 일정 기간 회사 운영을 계속 맡게 되는 구조다. 경영 연속성과 브랜드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외형적 회복과 별개로 회계 투명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오픈은 일부 PEF 운용사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2024년 매출은 300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오픈은 2023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감사인에게 제출하지 않아 회계감사기준에 필요한 절차가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오픈은 2023년 사업연도에 대해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았다. 구조조정 이후 외형 성장과 실적 반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회계정보 공시에 대한 신뢰가 낮은 만큼 인수 검토 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픈이 PEF를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을 대상으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식음료(F&B)나 외식 브랜드 투자 경험이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투자 제안서를 일부 전달한 상태다"고 말했다.

㈜오픈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