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가 연간 생산역량 7700만본을 갖춘 글로벌 제조기업 도약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목표 달성의 핵심 열쇠는 유럽 공장 신설 프로젝트다. 금호타이어는 생산역량이 최대 1200만본에 이르는 유럽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초 집권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꺼내들면서 예상치 않은 변수를 마주하게 됐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낮추려면 현지 공장 증설 등 생산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금호타이어가 급변하는 대외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한 퍼즐을 맞출 수 있을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금호타이어 유럽 신공장이 들어설 국가로 동유럽권 체코와 폴란드가 부상하고 있다. 양국 모두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 부담이 덜하고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이점으로 꼽힌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금호타이어 유럽 신공장 후보지가 체코, 폴란드 2곳으로 압축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연간 생산역량(캐파)이 최대 1200만본에 이르는 유럽 신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양국이 금호타이어 신공장 건설지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우수한 지리적 입지와 비용 절감 측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체코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주요 국가와 국경을 맞대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다. 폴란드 역시 동유럽과 서유럽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로 통해 물류망 관리가 용이한 편이다.
체코와 폴란드는 프랑스·독일 등 서유럽권은 물론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인건비도 저렴하다고 평가 받는다. 여기에 양국이 자국 경제 및 산업 발전 일환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힘쓰는 만큼 금호타이어의 신공장 건설 계획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체코는 경쟁사인 넥센타이어가 한발 앞서 생산거점을 구축한 시장이기도 하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우스티주 자테츠시 약 65만㎡(약 20만평) 부지에 공장을 조성했으며 2019년 준공했다. 현지 거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부지 확보부터 설비 투자, 법인세 감면에 이르기까지 현지 정부로부터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유럽공장 신설로 최대 7700만본에 이르는 캐파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공장의 경우 가동 초기 600만본에서 1200만본으로 캐파를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금호타이어 연간 캐파는 ▲국내 2730만본 ▲중국 1880만본 ▲베트남 1310만본 ▲미국 330만본 총 6250만본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설비 효율화 등을 거쳐 캐파를 6500만본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유럽 신공장에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신차용 타이어(OE) 수요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중요한 임무도 있다. 실제 금호타이어가 유럽 지역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액은 업계 1위 한국타이어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의 유럽 지역 매출은 각각 1조1961억원, 3조88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는 유럽 헝가리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금호타이어도 유럽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분위기다. 앞서 정일택 대표이사 사장은 유럽 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BMW·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등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메이커에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이전 작업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유럽공장 신설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공장 이전과 유럽 공장 신설은 금호타이어 중장기 캐파 확장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 받는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옮기는 사업에 착수했지만 기존 부지 용도 변경 문제를 두고 광주시와 협상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현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타이어 유럽 공장 후보지로 체코와 폴란드가 떠오르고 있다"며 "동유럽 국가들은 공장부지 확보, 인력 유치 등과 관련해 현지 국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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