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유럽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유럽공장 후보지를 폴란드·세르비아·포르투갈 3군데로 압축한 데 이어 자기 자본과 외부 재원을 적정 비율로 조달해 신공장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 유럽 신공장 투자규모 9000억 수준 될듯…"자체 자금 충당·외부 재원 조달 병행"
금호타이어는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일택 사장을 비롯해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 임완주 경영기획본부장 전무, 김영진 연구개발본부장 전무, 윤민석 글로벌마케팅담당 상무 등이 참석했다.
정 대표는 "유럽 신공장 건설은 반드시 추진하고 지금은 그 시기를 저울질 하는 상황"이라며 "우선 신공장을 성공적으로 램프업(가동률 상승)하려면 국내 엔지니어들을 비롯한 인력 파견이 상당 기간 필요한데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워크퍼밋을 받는 과정이 지지부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해당 문제가 거의 마무리 됐고 폴란드와 세르비아, 포르투갈 3곳 중 1곳을 골라 유럽공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공장 건설 자금 조달 방안은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금리, 현지 조건 등에 맞춰 최적의 조건으로 맞춰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9번째 생산기지가 될 유럽 신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유럽 신공장은 건설 초기 600만본에서 최대 1200만본으로 이르는 생산 역량을 갖춘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금호타이어는 유럽을 제외한 국내와 미국과 중국, 베트남에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임완주 경영기획본부장 전무는 "유럽공장 투자 규모는 1단계 건설 기준 8000~9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내·외부 투자비율은 5:5로 계획 중"이라면서 "50%는 내부 자체 자본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나머지를 외부에서 유치할 경우 현지 금융 또는 국내 조달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공장 신설로 대표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금호타이어가 직면한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광주광역시 송정역 인근 공장을 함평 외곽으로 이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금호타이어가 2019년 일찌감치 이전 작업에 착수했지만 기존 부지 용도 변경 문제를 두고 광주시와의 협상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임 전무는 "지난해 공장 이전을 위한 함평군 빛그린산업단지 토지 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이미 공사까지 됐다"면서 "현 광주공장 매각 대금을 공장 이전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침체돼 있다 보니 기존 부지 개발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이 지연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공장 부지가 소위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만큼 최근에도 미팅에서 호감을 보인 투자처들이 3곳 정도 있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단기간에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하기 어렵다 판단해 더 시간을 갖고 매매 추진 일정을 고려 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 관세 위기 '고수익·프리미엄'으로 돌파…정일택 사장 "관세 여건 기회로 활용"
이날 행사에서는 금호타이어의 관세 대응 전략도 주요하게 언급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오는 5월3일 이전 수입 자동차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수입 완성차에는 이미 이달 3일부터 관세 25%가 부과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역시 트럼프발 고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금호타이어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두고 있지만 북미 지역으로 공급되는 타이어 물량의 90%를 베트남 공장이 책임지는 구조여서다.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은 "미국발 관세 정책 변동성이 크지만 내부 대응 시나리오는 이미 갖고 있다"며 "관세 부담을 전부 상쇄해 이익에 손실이 가지 않게끔 할 수는 없겠지만 관세에 연관된 가격 조정 등을 두고 현지 시장 및 관련 유통 채널과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금호타이어는 고마진 프리미엄 타이어 판매 비중을 확대하며 대외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임승빈 부사장은 "미국 타이어 시장 자급률은 30% 밖에 되지 않는데 관세가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타이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응하고자 이익을 낼 수 있는 가장 비싼 타이어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정일택 사장도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사장은 "관세 여건을 기회로 활용해 프리미엄 카 메이커 공급을 늘리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세그먼트를 집중 공략하고자 한다"며 "올해 경영 가이던스로 매출 5조원 달성을 제시했고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서라도 프리미엄 카 메이커 공급량은 전체 생산의 30% 이상으로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그는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에서도 선진국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 퍼센테이지를 고루 가져가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최근 초고성능 브랜드 '엑스타' 라인업을 확대했다. 신제품은 엑스타 스포츠 S·엑스타 스포츠·엑스타 스포츠 A/S 3종으로 구성됐다. 엑스타 스포츠 S와 엑스타 스포츠는 기존 엑스타 PS91, PS71 후속 모델이다. 엑스타 스포츠 A/S는 올시즌 제품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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