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가 연간 생산역량 7700만본을 갖춘 글로벌 제조기업 도약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목표 달성의 핵심 열쇠는 유럽 공장 신설 프로젝트다. 금호타이어는 생산역량이 최대 1200만본에 이르는 유럽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초 집권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꺼내들면서 예상치 않은 변수를 마주하게 됐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낮추려면 현지 공장 증설 등 생산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금호타이어가 급변하는 대외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한 퍼즐을 맞출 수 있을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금호타이어 유럽 신공장 투자에 최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 그룹이 뛰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더블스타 그룹이 '엑시트(투자금 회수)'라는 큰 그림 아래 금호타이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베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 그룹이 금호타이어 유럽 신공장 건설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블스타 그룹과 금호타이어의 지분 투자 비율은 5:5로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신공장 조성에 앞서 참고할 만한 선례로는 4년 전 베트남 공장 증설 투자가 꼽힌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홍콩 더블스타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Hongkong Doublestar International Industry Co., Limited) 법인을 대상으로 1067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금호타이어가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는 베트남 공장 증설 투자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였다. 구체적으로 홍콩 더블스타 법인은 투자에 참여한 대신 베트남 생산법인 지분 42.4%를 취득했다. 나머지 지분은 금호타이어 홍콩법인(Kumho Tire H.K.)이 갖고 있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서 최대주주의 지원은 필수로 뒤따라야 하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가 유럽 신공장 신설에 소요될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기에 재무 부담이 상당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78억원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유럽 신공장이 더블스타 그룹의 엑시트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금호타이어가 유럽 신공장을 가동해 외형을 확장하고 몸값을 높이면 더블스타 그룹이 엑시트를 도모하기에 훨씬 유리해진다는 논리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유럽에 생산 거점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성장 가도를 달리는 모습이다. 2022년~2024년 연 평균 유럽 지역 매출 성장률은 38%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유럽 지역이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달한다.
현 시점에서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를 평가했을 때 당장 더블스타 그룹의 투자금 회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종가 기준 금호타이어 주가를 반영해 더블스타가 보유한 지분 가치를 단순 환산하면 6302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8년 더블스타 그룹이 금호타이어 지분 45% 인수 당시 투입한 금액(6463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블스타가 엑시트를 도모하는 시점은 최소 2027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023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더블스타 측의 차입금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면서 2027년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지역에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나 자금 조달과 부지선정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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