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F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ETF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트렌트에 맞춰 새로운 ETF를 설계하고 상장한다. 딜사이트는 견실한 ETF 산업의 성장과 건전한 ETF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ETF 유튜브 채널 <ETF네버슬립>과 ETF 뉴스레터 <ETF네버슬립>을 운영하고 있다.

[딜사이트 심두보, 노우진 기자] 알파벳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양자 칩의 최근 개발 현황을 공개하면서 양자 컴퓨팅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투자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양자 컴퓨팅 ETF를 준비하고 있다.
21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A 자산운용사와 B 자산운용사는 3월 중 양자 컴퓨팅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딜사이트에 "3월 중 2~3개의 양자 컴퓨팅 ETF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ETF 중 양자 컴퓨팅 테마는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이 유일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2024년 12월 17일 상장했다. 이 ETF는 국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대략 2개월 만에 이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의 순자산은 1500억 원을 넘어섰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국내 ETF 시장에서 자산운용 규모 기준 6위다. 점유율은 2%대다. 5위권 진입을 목표로 둔 이 자산운용사는 소위 흥행 ETF가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KIWOOM 미국양자컴퓨팅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총 63개의 ETF를 운용하고 있는데,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은 이미 8번째로 운용규모가 큰 ETF로 등극했다.
하지만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양자 컴퓨팅 ETF가 등장하게 되면 그동안 누리던 시장 선점 효과는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들 양자 컴퓨팅 ETF들이 어떤 방식으로, 또 어떤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양자 컴퓨팅 관련 종목들의 주가의 변동성이 매우 높기 때문.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은 'Solactive U.S. Quantum Computing 지수'를 기초지수로 두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중 양자 컴퓨팅 관련 키워드 점수 상위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지수다. 포트폴리오 내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 종목들 중 키워드 점수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은 모두 8%로 설정된다. 즉, 이들 5종목의 합계 비중은 전체의 40%다. 그리고 나머지 60%의 비중을 남은 15개 종목이 유동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나눠 차지하게 된다. 종목 교체를 포함한 리밸런싱은 분기마다, 즉 연 4회(3, 6, 9, 12월) 진행된다.
키움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연 2회이던 종목 교체 주기를 4회로 늘렸다"며 "이에 따라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이 시장 트렌드를 더 잘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에서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아이온큐다. 그 비중은 약 23%다. 그 뒤를 마벨 테크놀로지와 IBM, 엔비디아 등이 잇고 있다. 작년 12월과 최근 양자 칩 개발 현황을 공개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도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아이온큐와 같은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인 리게티 컴퓨팅과 D-웨이브 시스템은 포트폴리오에서 빠져 있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양자 컴퓨팅 ETF의 구성 종목은 투자자들의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바로 이 부분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둘 것인지가 양자 컴퓨팅 ETF 경쟁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총보수와 같은 비용보다는 주가 퍼포먼스 차이가 승자와 패자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액티브 ETF가 등장할지도 관건이다. 액티브 ETF의 경우, 펀드 매니저가 급변하는 양자 컴퓨팅 산업의 트렌드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 이는 같은 테마 간 ETF 경쟁에서 유의미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참고로,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은 지수 움직임을 그대로 추적하는 패시브 ETF에 해당한다. 즉,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종목을 사고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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