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호텔롯데가 글로벌본부를 만들고 해외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한다. 호텔사업의 성과는 향후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신동빈 그룹 회장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호텔롯데가 글로벌본부를 주축으로 외연 성장과 수익 반등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호텔사업부는 이달 9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기존 전략본부를 글로벌본부로 새로 재편한 부분이 골자로 지목된다. 기존에는 글로벌 기획팀 등 해외사업을 주관하는 부서가 전략본부 내 팀으로 위치하는 구조였지만 본부 간판에 '글로벌'을 달며 본부 차원에서 해외사업에 더 힘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호텔은 전체 36개의 호텔 중 14개가 해외에 위치해 있을 정도로 최근 해외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 체인이 늘어난 배경에는 위탁운영 방식이 있다. 한국에서는 롯데호텔이 부지를 사고 호텔 건물을 올려 운영하는 직접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해외에 있는 14개 호텔 중 절반 가량인 6개는 위탁운영을 택하고 있다.
이를 롯데호텔은 에셋 라이트(Asset-light·자산경량화)라고 표현하는데 부동산 투자 없이 브랜드와 호텔 운영 방식만 판매해 위탁을 맡겨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호텔 부지나 건물 등에 직접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도 브랜드 수수료, 운영비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투자 부담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최근 오픈한 해외호텔 4곳인 롯데호텔 사마라·시애틀, L7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바이 롯데·시카고 바이 롯데 모두 에셋 라이트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캐시카우였던 면세사업이 휘청이며 작년 3분기 누적 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이에 전사 차원에서 다운사이징을 통한 선택과 집중에 힘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호텔사업부도 큰 투자 없이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에셋 라이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호텔사업의 성과 창출은 향후 호텔롯데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추진과도 무관치 않다. 중장기적으로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호텔롯데의 IPO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신 회장은 이번 개편 발표가 있기 바로 전날인 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앞서 작년 연말 인사에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신임대표로 정호석 부사장을 새로 선임하기도 했다. 정 부사장은 호텔롯데로 옮겨오기 직전까지 롯데지주에서 사업지원실장을 역임하며 전 계열사 차원의 전략 수립과 리스크 등을 관리해왔다. 이번 대표 선임도 호텔롯데를 조속히 반석 위에 올리려는 신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호텔사업의 확장성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꼽으며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원칙 하에 업무를 수치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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