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세계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TSMC의 독주 체제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애플 등 주요 고객사가 TSMC의 최선단 공정인 2나노미터(㎚·1㎚=10억분의 1m)를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TSMC에 밀려 시장 입지가 위축된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 같은 상황이 유리하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7 시리즈에 탑재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을 1년가량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TSMC의 2나노(2nm) 공정으로 칩을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공정의 생산능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데다 가격마저 높다는 점에서 칩 생산 시기를 뒤로 늦춘 것으로 보인다.
TSMC의 2나노 수율은 60%에 도달했으며, 2나노 공정의 웨이퍼 가격은 장당 최고 3만달러(약 4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3나노 공정보다 50% 비싼 수준이다. 비용을 낮추려면 월별 생산량을 늘려야하지만 이미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17 시리즈에 TSMC의 3나노 칩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에 이어 퀄컴과 엔디비아 등 다른 대형 고객사의 이탈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대만 공상시보는 퀄컴과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테스트 공정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업계 소문을 전했다. 공급망 다각화 차원에서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파운드리 비용 절감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게 해당 매체의 해석이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전자에 유리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업계 1위인 TSMC의 압도적인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3%로, 직전 분기(11.5%)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TSMC 점유율은 2.6%포인트 올라 64.9%까지 치솟아 양사 간 격차는 55.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 TSMC와 승부를 겨루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파운드리 수장에 오른 한진만 사장은 2나노에서 램프업(생산능력 증가)를 강조했다. 한 사장은 지난달 9일 "타 대형 업체에 뒤처지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최첨단 공정인 2나노의 2나노의 빠른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한 사장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전환을 누구보다 먼저 이뤄냈지만, 사업화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며 "기회의 창이 닫혀 다음 노드에서 또다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뿐 아니라 소비전력·성능·면적(PPA) 향상을 위해 모든 노브(최적화 조건)를 샅샅이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GAA는 기존 핀펫보다 전력 효율이 더 높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 GAA를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도입하며, TSMC보다 해당 기술에서는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2나노 공정 시험 생산을 시작해 하반기부터는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2나노에도 GAA 기술을 적용해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 만큼 시장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며 "고객사 유치를 위해 TSMC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수율과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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