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CJ그룹이 사업재편에 시동을 건 가운데 인수합병(M&A)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CJ제일제당이 매물로 내놓은 바이오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부서이지만 갈수록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심해지고 있어 수익성이 계속 악화될 것으로 판단, 서둘러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매각가로 6조원을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 관측은 이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사료사업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고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거세 몸값으로 6조원을 바라보는 건 무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매각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진행 중이다. 본입찰은 이르면 다음달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바이오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린바이오 부문이다. 바이오사업은 CJ제일제당의 주축 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 4조1343억원에서 23%의 비중을 책임지는 부서다. 그중에서도 그린바이오는 바이오부문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사업 매각에 나서는 배경에는 그룹 전반에 깔린 초조함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데다 경쟁 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발 빠르게 사업재편에 나섰다는 의미다.
이에 성장이 둔화한 그린바이오사업을 매각해 M&A 실탄을 마련하고 회사의 미래를 이끌 새 동력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식품사업의 경쟁력을 M&A를 통해 강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과거 비주력 사업부 매각을 통해 주력인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8년 건강‧기능식 사업부문인 CJ헬스케어를 1조3000억원에 매각한 뒤 2019년 2조1000억원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통해 확보한 3만개 이상의 미국 유통망을 활용해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슈완스 인수 전 3000억원대였던 매출액이 지난해 4조3807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바이오사업 매각가는 CJ제일제당 기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사료사업의 영업이익률이 낮고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거세다는 점을 들어 몸값이 6조원에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CJ제일제당 바이오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8040억원, 689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19%에 불과했다.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은 6조9565억원, 4203억원, 6.04%이었다. 1년 만에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셈이다. 중국에서 자체 생산한 저가 라이신 등이 실적 하락에 직격탄이 됐다.
5년 전 한 차례 불발됐던 CJ피드앤케어 매각 작업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CJ피드앤케어는 CJ제일제당의 사료 축산 자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5518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1년 만에 41.2% 감소했다.
IB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상쥐와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지분을 정리하는 등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그린바이오와 CJ피드앤케어를 매각한 자금으로 대형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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