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바로자산운용이 임원 영입을 통해 IB(투자금융)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바로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로서는 특이하게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비롯한 IB(투자금융) 사업 수익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런 강점을 십분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PF는 부동산‧인프라 등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잡아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부동산 시장 불황의 여파로 최근에는 중소형 증권사 부실화 요인으로 취급되지만 그전까지는 증권사 IB 부문의 주요 사업으로 꼽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바로자산운용의 전체 임원 수는 46명이다. 바로자산운용(3648억원)과 운용자산(AUM) 규모가 상대적으로 비슷한 빌리언폴드자산운용(3893억원) 임원 수는 10명, 에프엘자산운용(3524억원)은 7명인 것과 비교된다.
바로자산운용은 2018년 8월 설립된 기업으로 사모펀드 운용에서 시작해 투자자문, PFV(프로젝트파이낸싱비히클) 및 SPC(특수목적회사) 사무대리 등록, 신디케이트론 대주의 대리금융기관 업무등록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갔다.
그 와중에 전체 임원 수도 빠르게 늘어났다. 바로자산운용의 매 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원 수는 2019년 말 9명에서 2021년 7월 20명을 넘어섰다. 현재 임원 수와 비교하면 3년여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3년여 동안 증권사 출신 임원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재 임원 중 2022년 1월~2024년 10월 사이에 선임된 사람은 전체 35명이다. 이들 가운데 27명(77.1%)이 증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2022년 초 이후 선임됐으며 증권사 경력이 있는 임원 중 절반 이상이 카카오페이증권(전 바로투자증권) 출신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본래 바로자산운용 계열사였던 바로투자증권이었다가 2020년 2월 카카오페이에 인수되면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증권사에서 온 임원도 여럿 영입됐다. 예를 들어 2024년에 선임된 증권사 출신 임원 5명 중 카카오페이증권 출신은 1명뿐이다. 나머지 4명은 한양증권(2명), 다올투자증권, 흥국증권에 각각 몸담았다.
공교롭게도 바로자산운용은 증권사의 주요 IB 사업과 비슷한 자문 및 주선 업무를 영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제반 문제와 관련해 주선, 자문, 금융, 계약 용역을 제공한다. PF뿐 아니라 일반 자금 중개‧주선‧대리 업무도 수행한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자문 및 주선 업무 비중도 상당하다. 바로자산운용은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수익 332억원 중 276억원(83.1%)을 '기타 부문 수수료수익'으로 거뒀다. 자산운용사의 IB 관련 수수료는 기타 부문 수수료수익에 포함된다.
바로자산운용은 2020년 134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545억원에 이르기까지 매년 별도기준 영업수익 증가세를 보였다. 이것 역시 기타 부문 수수료수익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기타 부문 수수료수익이 2020년 112억원에서 2023년 442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바로자산운용 전체 조직을 살펴봐도 펀드 운용과 관계된 투자운용본부는 '본부'인 반면 투자금융과 연관성 높은 IB부문과 기업금융부문은 '부문'으로 한 단계 격이 높다. 특히 기업금융부문의 경우 윤기정 대표가 부문장을 직접 맡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바로자산운용이 증권사 출신을 중심으로 임원 수를 대거 늘려온 것 역시 I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PF를 비롯한 IB 업무를 수행해왔던 증권사 인력을 영입해 이들의 사업 경험 및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온 임원들의 출신 증권사 중 한양증권, 다올투자증권, 흥국증권은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PF 중심으로 IB 사업을 확대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올투자증권 출신인 한승엽 상무이사의 경우 IB부문 4본부장 출신으로 PF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출신 임원들 역시 바로투자증권 시절 IB 사업을 담당했던 인력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바로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에 인수되기 전 부동산 PF와 기업금융 등 IB에 특화된 기업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바로자산운용은 건설‧호텔‧레저‧제조 산업 등을 영위하는 신안그룹의 금융 계열사다.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지호 씨가 바로자산운용 지분 100%를 쥐고 있다. 박 씨는 바로자산운용 기타비상무이사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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