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불렸던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상장했다. 시공테크가 2019년 아이스크림에듀를 코스닥 시장에 데뷔시킨 데 이은 두 번째 상장사다. 시공테크는 계열사 IPO를 통해 본격적인 그룹사로의 도약을 시도 중이다. 시공그룹의 지배구조와 향후 기업승계가 어떻게 이뤄질지, 또 승계 작업 과정에서 IPO를 마친 계열사가 어떤 역할을 할지 등을 살펴봤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시공그룹이 오너 2세 경영을 위한 승계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 전망이다. 1948년생인 박기석 시공그룹 회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승계를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두 아들 가운데 장남인 박대민 시공테크 최고전략책임자(CSO)로의 승계가 좀 더 유력시 되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시공테크 지분을 2.86%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1년째 시공테크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공테크 사내이사 겸 CSO로 활동 중이다.
반면 차남 박효민 씨는 시공테크의 지분이 없으며 그룹 내에서 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계열사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 일부(5.82%)만 보유 중이다.
시공테크 관계자는 12일 "차남 박효민 씨는 시공그룹 내에서 근무하지 않고 있으며 아이스크림미디어를 제외하면 별다른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누구에게 승계가 이뤄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CSO로의 승계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주사격인 시공테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때 아이스크림미디어 등 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승계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시공테크(지분율 26.64%)이며 박기석 회장(18.07%), 박 CSO(9.52%), 박효민 씨(5.82%), 배우자 천승주(1.32%) 등 오너일가가 상당수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주목해야 될 부분은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최대주주인 시공테크가 보유한 주식은 1년6개월의 보호예수가 설정됐지만 이외 오너일가 등이 보유한 주식의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통상 최대주주와 오너일가가 공모 흥행을 위해 1년간 보호예수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박 CSO가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을 매각해 승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에도 상장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상장된 아이스크림에듀에서도 오너일가는 6개월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당시 보호 예수 기간이 만료되자 수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각했다. 박 CSO도 보호예수가 풀린 2020년 4차례, 2021년 1차례에 걸쳐 아이스크림에듀 지분을 매각해 72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박효민 씨 역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장내매도를 추진해 69억원치의 지분을 매각했다. 박효민 씨는 지난해 6월 남아있는 주식 7000주를 모두 매각하면서 현재 보유한 지분은 없는 상태다. 장·차남이 상장 계열사 아이스크림에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141억원에 달한다.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을 매각하면 수백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박 CSO와 박효민 씨가 보유한 아이스크림미디어 주식은 각각 124만3808주, 75만9698주다. 이를 현 주가(11일 종가 기준 1만7450원)로 단순계산하면 박 CSO는 217억원, 박효민 씨는 132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지분 승계가 본격화됐을 시 상속세 부담도 대폭 줄일 수 있다. 박 회장이 보유한 시공테크 주식수는 802만8848주(40.05%)에 달한다. 11일 장마감 기준 주가(3865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지분가치는 310억원 수준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30억원 이상을 상속할 경우 상속세율은 최고 세율인 50%가 적용된다. 또 최대주주 및 그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주주는 주식을 증여·상속받을 때 세금이 할증돼 상속세율은 최대 60%에 이른다. 상속세율을 60%로 계산하면 상속세는 약 190억원 규모다.
시공테크 관계자는 승계재원 마련을 위한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 매각 계획에 대해 "오너일가들의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 매각 계획은 알지 못한다"며 "과거 아이스크림에듀 사례 때문에 시장에서 그런 전망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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