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주상복합(황금동 호반써밋골든스카이) 신축사업이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 조달을 마치고 올해 말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지역은 지난 7월 말 기준 1만가구 이상의 미분양주택이 쌓일 정도로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호반건설은 자칫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PF 연대보증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현지 분양시장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황금동 주상복합 신축사업 시행사인 크로스일사삼홀딩스는 총 400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앞서 조달했던 3650억원 규모 PF대출의 리파이낸싱으로 만기연장 및 한도증액을 위한 약정이다.
황금동 주상복합 신축사업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851-13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44층, 모두 4개동을 신축해 공동주택 592가구 및 오피스텔 146실 등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시행사 크로스일사삼홀딩스는 앞서 2021년 11월 본PF 자금을 조달했었다. 당시 사업계획에 따르면 지하 5층~지상 최고 43층 규모로 총 6개동, 공동주택 678가구와 오피스텔 152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당초 계획상으로는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이 모두 830가구에 이르렀는데, 최근 변경된 계획에서는 738가구에 불과하다. 공동주택은 86가구, 오피스텔은 6실 줄면서 사업 규모가 100가구 가까이 감소했다. 분양 가능 물량이 줄어든 만큼 예상 수익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단순 인허가 문제로 건축계획이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인 호반건설은 기존 PF대출에 책임준공 및 미이행시 채무인수 확약을 통해 신용보강에 나섰다. 이번 리파이낸싱에서는 크로스일사삼홀딩스가 일으킨 PF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책임준공 및 미이행시 채무인수 약정의 경우 시공사는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면 추가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준공 날짜만 맞추면 손실 규모는 공사비 수준에서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대보증은 시행사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연대보증을 제공한 시공사가 상환 의무를 부담한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면 공사비는 물론, 4000억원 규모 PF대출까지 떠안을 수도 있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시공사의 신용보강 방식이 연대보증으로 변경된 탓에 호반건설의 위험 부담이 더욱 커진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건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황금동 주상복합 신축사업과 관련된 미청구공사 금액은 1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호반건설은 이 가운데 800만원을 손상액으로 인식했다.
보통 시공사는 시행사에 분양수익이 유입되면 미청구공사 및 미수금을 회수한다. 해당 현장의 사업성이 높아 공사비 회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면, 미청구공사나 미수금이 쌓이더라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손실을 인식하지 않는다.
황금동 주상복합 사업의 공정률은 지난해 말 기준 0.41%에 불과한데도 호반건설은 손실예상 금액을 인식했다. 사업 초기임에도 리스크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2월 1만4000가구에 이르며 정점을 찍은 뒤 올해 5월에는 9533가구까지 줄었다. 다만 5월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7월 말 기준 1만70가구의 미분양물량이 쌓여 다시 1만 가구를 돌파했다.
황금동 주상복합 사업은 올 연말 분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호반건설이 연대보증까지 서며 신용공여자로 나선 만큼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우발채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택시장에서 핵심지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대구의 강남으로 꼽히는 수성구의 주택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호반건설의 개발사업장이 수성구 황금동에 위치한 만큼 미분양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구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대구지역은 상급지 선호가 뚜렷해지며 매매수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수성구 등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속 체결되며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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