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올해 초 공사 중단으로 잡음을 냈던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이 공사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공사지연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을 현재 조합에 요청해둔 상태다. 이어 공사기간 연장과 공사비의 상승에 따라 프로젝트의 조건이 변경되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재구조화도 추진하고 있다. 대조1구역은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요청에도 큰 잡음없이 지난달 말 조합원 계약이 마무리된 상태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대건설은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에 공사비 인상에 관한 공문을 보냈다. 설계변경 및 물가인상분을 공사비에 반영했다.

대조 1구역은 앞서 조합장과 임원 전원이 내분으로 인해 한 동안 집행부가 부재했다. 이에 1800억원 가량의 공사비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올해 1월1일부터 6개월 간 공사가 멈추기도 했다. 서울시와 은평구의 중재 끝에 새로운 조합 집행부가 선임되면서 6월 12일 공사가 재개됐다.

이번 인상안에 따르면 공사비는 3.3㎡당 기존 517만원에서 839만원으로 62.3% 늘렸다. 총 공사비는 기존 5807억원에서 9570억원으로 3763억원 늘어나게 된다. 공사기간도 기존 착공 후 39개월에서 48개월로 연장했다. 재착공 후 기준으로 보면 공사기간은 29개월 늘었다. 이에 따라 준공은 최소 2026년 11월로 예상된다.

공사비용과 기간이 변경되면서 PF 구조도 일부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26일 유동화회사(SPC) 헤베제일차는 기존에 발행한 ABSTB(자산유동화단기사채) 1059억원 규모를 만기가 돌아오자 상환했다. 이에 따라 ABSTB 차환발행은 중단됐다.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대출채권 매입, 사모사채 인수 및 자금보충 의무도 소멸됐다.

헤베제일차는 앞서 2399억원 규모의 대출을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에 실행했다. 그 중 단기사채인 ABSTB는 이번에 상환하고 비교적 만기가 장기인 유동화사채(ABS)는 1340억원의 대출이 남아있다. ABS의 만기는 2027년 4월 7일이다.

사업의 조건이 일부 변경되자 투자자들이 향후 사업의 전망에 따라 각자의 입장에서 채권의 양수와 양도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건설은 대조1구역 사업장에 3401억원 규모의 PF 보증을 서고 있다. 총 한도 5160억원의 65% 수준이다. 최근 사업비가 오름에 따라 보증 규모가 점차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조1구역 조합원들은 지난달 30일 분양 계약을 마무리했다. 공사비 인상분 협의에 관해서는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우선 계약은 진행했다.

대조1구역은 서울특별시 은평구 대조동 88, 89번지 일원에 위치한다. 부지면적은 11만2000㎡ 규모로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장이다. 이곳에는 재개발을 통해 지상 최고 25층 총 28개동 2451가구 아파트가 들어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의 다양한 변수와 리스크를 감안해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대출채권을 양수‧양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