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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도전' 지엔티파마, 벼랑 끝 내몰렸다
정동진 기자
2024.09.04 07:00:19
실적·재무 악화에 IPO·유상증자 좌절…뇌졸중 치료제 임상 위해 자금 조달 필요성↑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5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국내에서 수 차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 계획이 무산됐던 지엔티파마가 최근 미국 증시 진출을 선언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엔티파마의 저조한 실적과 자본잠식 상태를 감안했을 때, 자금 조달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2일 IB업계에 따르면 지엔티파마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내고 본격적인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언급한 해외 주식시장 진출을 구체화한 것으로, IPO 추진 진행상황 및 투자자문사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지엔티파마 공지사항. (출처=지엔티파마 홈페이지)

곽병주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지엔티파마의 나스닥 상장 및 투자유치 가능성을 확인해, 투자·기술 자문사인 미국 던워스 캐피탈(Dunworth Capital)과 컨설팅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지엔티파마는 나스닥 IPO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미국 투자은행으로부터 프리IPO 펀딩·신약 파이프라인 글로벌 이전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엔티파마는 지난 2009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며 IPO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후 2017년 KB증권, 2021년 신한투자증권으로 주관사를 수 차례 변경하며 지속적으로 국내증시 상장을 노렸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좀처럼 신약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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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시 한 번 IPO를 추진했지만, 이번에는 우발채무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지엔티파마는 상장을 위해 삼일회계법인에 지정감사를 요청했으나 2022년 사업년도 회계감사에서 '부외부채 존재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감사 거절의견을 받았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자금맥'이 끊긴 지엔티파마의 재무상황은 한계에 다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사태로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산업 특성상 연구비 등의 지출이 많은 사업 구조로 인해 누적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엔티파마의 재무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말 257억원에 달했던 유동자산은 2023년 말 27억원으로 약 90% 줄고,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251억원에서 15억원으로 94% 감소했다. 반면 결손금 규모는 650억원에서 929억원으로 42%(270억원) 증가했다. 사실상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뇌졸중 치료제 임상 3상을 성공하지 못하면서 악화된 재무 상태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엔티파마는 지난 2020년부터 뇌졸중 치료제 '넬로넴다즈'의 국내 3상(RODIN)을 진행했는데, P값(P-Value)이 일정 조건 하에서만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며 당장의 실적 개선이 어려워졌다. 이에 해당 임상비용 약 85억원이 전액 손상처리되며 재무적인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 밖에도 올해 1분기 매출이 3131만원에 그치고 있어, 뇌졸중 치료제 외의 사업으로는 반등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2021년 출시와 동시에 20억가량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강아지용 치매치료제 '제다큐어'의 매출이 올해 1분기 900만원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기능성 화장품 라디페어의 1분기 매출이 2000만원으로 쪼그라들면서다.


이에 더해 지난 3월에는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사모 형태로 모집했으나, 인수에 참여한 개인들이 대금 납입을 하지 않아 무산되며 그야말로 벼랑 끝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대신 관계기업 등으로부터 75억원을 차입했지만 4~5% 수준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태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지엔티파마의 이번 나스닥 상장 도전을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내린 불가피한 결단으로 보고 있다. 오랜 시간 준비했던 국내 IPO가 무산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뇌졸중 치료제 개발 완료를 위한 추가 3상을 진행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피에이치파마의 계열사인 피크바이오가 스팩(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것을 비롯해 엔케이젠바이오텍·뉴로보파마슈티컬스 등 국내 바이오텍들이 줄줄이 미 증시에 상장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엔티파마의 나스닥 상장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스닥은 국내 주식시장에 비해 수익성 면에서 낮은 상장요건을 요구하고 있어, 바이오 기업 상장 시 수월한 측면이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기존 바이오텍들의 상장이 스팩 합병 형태로 이뤄져 신규자금 유입이 비교적 적은 점, 상장 유지 및 관리에 높은 비용이 드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엔티파마가 현재 필요한 '사업 정상화'라는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미 증시의 경우 상장 폐지 기준이 국내보다 엄격해 상장 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면 자금 조달 시 규모 면에서 이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미 증시 상장이 국내에 비해 용이하다거나 쉬운 건 절대 아니다"라며 "3상을 진행중이라고 해서 높은 밸류에이션이 보장되는 것이 아닌 만큼, 다른 기업들 대비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지엔티파마 측에 앞으로의 사업 계획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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