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이 2021년 퀵커머스(근거리배송)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법인까지 설립했지만 단 한번도 순이익을 내지 못하며 '계륵'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이 회사는 법인 설립 이후 매년 퀵커머스 서비스 운영을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서비스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파악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배송업체인 오아시스는 2021년부터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퀵커머스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받아 거점 배송망을 통해 1~2시간 이내로 소비자가 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당시 코로나19 펜데믹의 여파로 급증하는 배달 수요에 따라 오아시스도 향후 먹거리로 낙점했다.
오아시스는 사업에 앞서 본격적인 구색을 갖추고자 메쉬코리아와 퀵커머스 서비스 플랫폼 론칭·운영을 위한 합작법인(JV) 주식회사 '브이'를 출범했다. 메쉬코리아는 IT 기반의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의 운영사다. 브이 설립자본금은 총 50억원이 투입됐다.
그 가운데 2022년 오아시스의 물류자회사인 루트가 메쉬코리아의 브이 지분을 전량 인수했고 오아시스의 연결종속회사로 편입됐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메쉬코리아가 경영난의 이유로 오아시스 측에게 지분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아시스의 퀵커머스 사업은 4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당초 오아시스는 작년 상반기 내 오아시스 오프라인 매장과 소규모 물류센터(MFC, Micro Fulfillment Center)를 결합해 서울 도심 지역부터 수도권 전 지역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1년이 훌쩍 지난 현재 퀵커머스 서비스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나아가 법인이 존재함에도 실질적인 서비스 미운영으로 순손실만 쌓고 있다. 오아시스가 지분 50%를 보유했던 2021년에는 지분법 손실 4300만원을 인식한데 이어 연결 편입 이후 작년에는 연간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3억6000만원의 순적자를 내며 오히려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커진 건 법인세 회계처리에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라는 입장이다. 현금 유출이 없는 일시적인 회계상의 영업외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에서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작년에 이연된 법인세 비용만큼 수익으로 잡았던 것을 24년에 취소하며 24년 당기순손실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실제로 납부한 세금은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법인세를 차지하고도 비용이 계속 발생한다는 점이다. 브이는 작년 성남물류센터와 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회사인 오아시스가 성남물류센터를 임대해 브이에 전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브이는 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임대료 등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 일각에서는 퀵커머스 법인이 출범한지 3년이 넘었는데도 사업이 본격화지 않았다면 회사 차원에서 퀵커머스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퀵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높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사업을 시작하기에 늦지 않았다"면서도 "오아시스가 퀵커머스 법인 설립 이래 현재까지 서비스 운영을 한 적이 없다면 사실상 앞으로의 계획도 불투명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오아시스는 이에 대해 가능성이 더 큰 새벽배송사업 확장에 집중하고자 퀵커머스사업을 후순위로 미뤘다는 설명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오아시스마켓은 가장 경쟁력 있는 신선 새벽배송 강점을 바탕으로 새벽배송 장악력을 넓혀가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았다"며 "현재 신사업 우선순위는 무인 자동결제 솔루션이고 퀵커머스 쪽은 다양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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