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현대백화점이 3년 내 신설점포 3곳을 출점할 계획이다.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액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원 마련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여력은 없지만 현금창출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외부차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2027년까지 3곳의 신규 매장 출점을 앞두고 있다. 기존 현대백화점의 점포 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점포를 빠르게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더 현대를 포함해 백화점 13개, 아울렛 8개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경쟁사인 롯데백화점의 백화점이 31개, 아울렛이 19개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백화점의 점포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축에 속한다.
현재 출점이 예정된 곳은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 ▲더현대광주로 아울렛이 2곳, 백화점이 1곳이다.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의 경우 2025년, 나머지 두 곳은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대백화점의 신규점포 예상 투자액이 2조원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올 1분기 기준 청주 아울렛의 총 예정 투자액은 180억원이다. 해당 점포의 경우 임차 방식으로 출점되기 때문에 토지비 등의 제반비용이 불필요하다. 그 외 부산 아울렛의 경우 토지비와 건물 투자액 등을 반영한 예정 투자액이 7206억원 수준이다. 특히 더현대 광주는 투자 규모가 크다. 광주점 역시 토지비와 건물 투자액을 포함해 1조1678억원의 투자액이 예정됐다.
이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기투자한 금액을 제하면 신규점포 건설을 위해 현재 남은 투자액은 1조7338억원이다. 다만 향후 개발계획에 따라 투자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향후 3년 내 뭉칫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1분기 말 현대백화점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은 2194억원이다. 내년 오픈 예정인 청주 아울렛의 남은 투자액이 18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문제없지만 이 상태가 2027년까지 유지될 경우 남은 두 점포의 투자 재원 마련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현대백화점의 에비타(EBITDA) 항목을 보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BITDA는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2020년부터 매년 현대백화점의 에비타 추이는 ▲3775억원 ▲5673억원 ▲6819억원 ▲7275억원 수준이다. 연간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현금 70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3년 내 2조를 웃도는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작년 7578억원으로 전년 4894억원 대비 54.8% 증가하는 등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 지급액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도 작년 3469억원이고 올해 1분기만 해도 892억원 수준이다. 즉 점포 설립 외에 달리 대규모로 현금이 빠져나갈 일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은 차후 신설점포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출점 시기에 맞춰 영업이익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의 작년 말 기준 영업이익은 3035억원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점포출점시기에 맞춰 장기적으로 영업이익을 먼저 투입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며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보유 중이기 때문에 차후 부족분은 회사채나 전환사채를 발행해 충당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