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쌍방울그룹과 KH그룹의 전환사채(CB) 거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KH그룹 계열사인 KH필룩스가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으로부터 CB 투자금을 회수한 직후 쌍방울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아이오케이컴퍼니 CB에 투자하는 등 '얽히고 설킨' CB 거래를 하면서다.
시장에서는 그간 쌍방울그룹과 KH그룹이 서로 '깐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CB 거래가 지속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이하 아이오케이)는 지난 10일 50억원 규모의 제22회차 CB를 발행(그림⑧)했다. 발행 대상은 케이비비조합으로, 케이비비조합의 최대주주는 KH필룩스(지분율 69.99%)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사업다각화에 따른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아이오케이는 공시를 통해 "CB 발행은 회사 경영상 필요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투자자(KH필룩스)의 납입능력 및 시기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건 KH필룩스가 불과 한달 전에 광림으로부터 CB 투자금을 회수했다는 점이다. 앞서 광림은 2022년 6월 100억원 규모의 제8회차 CB를 KH필룩스를 대상으로 발행했다. 이후 KH필룩스 및 KH건설이 지난해 말부터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광림은 이달 9일부로 100억원 상환을 완료(그림⑥)했다.
작년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풋옵션을 행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오케이 CB 발행과 약간의 시간 차이가 발생하지만 조심스레 쌍방울그룹과 KH그룹간 CB 돌려막기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광림(쌍방울그룹)→KH필룩스(KH그룹)→아이오케이(쌍방울그룹) 순의 자금 흐름을 보인 셈이다.
여기에 광림은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8월 취득한 아이오케이의 제18회차 CB를 매각(그림⑦)하기로 했다. 제18회차 CB 규모는 100억원이다. 당초 7월8일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잔금일이 8월8일로 변경됐다. 이를 감안하면 광림은 KH그룹에 상환한 100억원의 자금을 아이오케이 CB를 매각해 마련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 및 아이오케이와 KH그룹 계열사인 KH필룩스가 서로 얽히고 설켜 삼자 간 돌려막기식 CB 거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B를 통한 자금 조달과 투자는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거래라 볼 수 있다. 다만 쌍방울그룹과 KH그룹 모두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이 같은 거래를 적절했는지 여부다.
최근 쌍방울과 광림은 재무상태 악화로 각각 98%, 97%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KH그룹은 상장계열사 5곳(IHQ·KH필룩스·KH건설·KH미래물산·장원테크)이 주권거래정지 상태다. 쌍방울·광림·퓨처코어 등도 상장폐지 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광림의 거래정지로 인해 CB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KH그룹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오케이가 CB 발행을 통해 쌍방울그룹이 KH그룹의 투자를 다시 받는 모양새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광림이 KH그룹 투자금을 갚는 과정에서 아이오케이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CB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를 방어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오케이 CB에 우호세력인 KH그룹이 투자해 도움을 줬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자금조달의 형태"라며 "기업가치 회복과 거래재개를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치열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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