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계열사 OCI의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이 회장이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머지않아 지주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OCI홀딩스의 자사주 소각으로 두 숙부와의 지분율 격차가 더 벌어진 까닭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우현 회장은 전날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을 통해 OCI 주식 4만6345주를 전량 처분했다. OCI 지분율 0.52%로 개인 최대주주였던 이 회장은 보유하던 주식 전량을 매각하며 지분율이 '0%'가 됐다. 이 회장의 주당 매도가격은 8만1189원으로, 총 37억6270만원을 확보했다.
OCI(현 OCI홀딩스)는 지난해 5월 1일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OCI로 분할했다. 이로써 OCI홀딩스가 OCI를 지배하는 구조인 만큼 사실 이 회장은 OCI 지분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다만 이 회장은 지주사 전환 당시에도 OCI의 주식을 지주사 주식으로 모두 교환하지 않고 일부 남겼던 것이다. 모태사업인 화학부문 신설회사를 설립하자 마자 지분전량 처분하기엔 기업 회장으로서 부담이 있었을 것이란 게 재계의 해석이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OCI의 지분을 모두 처분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오너일가의 블록딜은 사업재원 또는 상속재원, 기타 개인의 용도로 활용된다. 이 회장은 OCI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지분율(6.55%)이 숙부이자 OCI홀딩스 개인 1·2대 주주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7.41%)·이복영 SGC그룹 회장(7.37%)보다 낮다. 이 회장과 이화영·이복영 회장간의 지분율 격차는 각각 0.86%, 0.82%였다.
OCI홀딩스가 지난 3월 기존 보유 자사주 4만2279주를 모두 소각함에 따라 이 회장의 지분율은 6.63%로 상승했으나 이화영·이복영 회장도 각각 7.51%, 7.47%로 오르며 OCI그룹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모두 상승했다. 따라서 이 회장과 두 숙부의 격차는 0.88%, 0.84%로 더 벌어졌다.
더불어 내달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소각할 경우 이 회장을 비롯 두 숙부의 지분율은 또한번의 상승과 함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4월 OCI홀딩스는 발행총수의 2%인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자사주 매입이 순조로움에 따라 내달 소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상황이 이러니 재계에선 이 회장이 블록딜을 진행한 배경으로 OCI홀딩스의 지배력을 보다 공고히 하는 한편, 소폭이라도 두 숙부와의 지분격차를 줄이기 위해 매입 자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우현 회장)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두 숙부와 지분율 격차가 있는 만큼 자금조달로 OCI홀딩스의 지분을 확대하며 지배력을 보다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OCI홀딩스 관계자는 블록딜 배경에 대해 "지주회사 지배구조 일원화를 추구하기 위한 조치"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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