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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구속' 카카오, 금감원과 '불편한' 관계도 주목
차화영 기자
2024.07.29 13:00:18
데이터센터 화재로 첫 만남부터 '삐걱'…카카오뱅크·페이·모빌리티 등에 '칼날'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06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024년 7월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 당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2024.7.22 (사진=뉴스1)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카카오와 금융감독원의 관계를 주목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구속된 계기가 금감원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협의 수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금융분야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의 협조를 받아야 할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카카오가 유독 금감원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들어 카카오와 금감원 사이의 분위기가 크게 반전됐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그럴 만한 게 윤 정부 들어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근절, 내부통제 강화 등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카카오에서만 관련 사건 및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한 탓이다.


이복현 원장 체제의 금감원이 처음 카카오를 눈여겨 본 것은 2022년 10월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때로 추정된다. 당시 화재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먹통 됐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금융계열사의 일부 서비스가 상당시간 중단되는 일이 발생해 금감원도 나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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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 금융사에서 전산시스템은 모든 자금거래를 담기 때문에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데도 당시 화재로 카카오 금융계열사의 미흡함이 드러났던 것이다. 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사고 보고도 늦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하게도 그해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화재 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복현 금감원장을 향해 질타가 쏟아졌다. 이 원장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 대한 검사가 불가피하다"며 관련 규정 개선 등을 약속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2023년 2월 카카오가 금감원의 시야에 들어왔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이 원장은 "위법의 요소가 있을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이 동원됐다면 법과 제도상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한을 사용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당시 이 원장의 발언이나 금감원의 대응 등을 두고 다소 의아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같은해 11월 김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도 했다. 수사 단계에서 대기업 총수를 공개 소환한 것은 처음이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의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원장은 검사 시절에 현대차, 한화그룹, 삼성그룹 등 수사에 참여해 각 그룹 총수의 구속을 이끌어낸 적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에도 금감원은 칼날을 겨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57.3%를 카카오가 들고 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에서 2020년부터 매출을 부풀린 혐의(외부감사법 위반)를 포착해 지난해 7월부터 감리를 진행한 뒤 가장 높은 양정 기준을 적용했다. 금융위원회가 곧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등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에서 내부통제 등 문제로 빌미를 제공한 것은 맞지만 딱히 금융당국에 맞선 적도 없는데 예상보다 금감원의 압박 수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금융시장 환경에서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김 위원장 처벌에 따른 카카오 금융계열사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금융산업에 발을 디딘 만큼 금감원과 불편한 관계 자체로 부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금감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뒤 검찰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카카오법인도 재판에 넘겼다.


이후 8개월 동안 김 위원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23일 구속된 뒤 이날 2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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