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통신장비업체 에치에프알(HFR)의 재무전략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외부 차입을 최소화 했던 것과 달리 최근 3개월 새 차입금 규모를 190억원이나 늘린 것. 업황 둔화에 따른 현금창출력이 악화되면서 외부로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HFR의 현금 보유량이 충분한 만큼 차입 규모를 더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HFR의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654억원으로 지난해 말(462억원)과 비교해 41.7% 늘었다. 이는 2018년 코스닥에 상장된 이래 최대 규모다.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높아졌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1.6%에서 68.6%로 17%포인트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는 17.2%에서 6.1%포인트 오른 23.3%를 기록했다.
차입금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말 단기차입금은 266억원이었으나 올해 3월말에는 416억원으로 3개월 새 195억원 늘었다. 해당 기간 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HFR은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금융권 3곳에서 이자율 4.89~5.60%로 총 215억원의 운전자금을 신규로 대출했다. 대신 신한은행에서 5.68% 이자율로 빌렸던 운전자금 20억원은 해소했다.
HFR의 단기차입이 확대된 이유는 해외 수출 부진 탓이다. HFR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높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낸 2022년에는 72.1%에 달했다. 하지만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32.7%로 하락, 올 1분기는 16.5%로 떨어졌다. 현금창출력도 악화했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1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회사는 유동성 확보를 우선 고려, 단기차입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HFR 재무 총괄은 사내이사인 김은철 FA센터장이 맡고 있다. 그는 2020년 하반기 HFR로 자리를 옮겼다. 통신솔루션 업체 네이블에서 2003년부터 17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바 있다. 당시 그의 재무전략은 현재 HFR의 보수적 기조와 상당 부분 닮았다. 실제 2012~2020년 네이블의 차입금 규모가 1억원을 넘긴 적은 단 한 차례였으며, 20~40%대 부채비율과 0%대 차입금의존도도 내내 유지했다. 순차입금도 네이블이 2012년 코스닥 시장에 편입된 이후 2020년까지 9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김 센터장의 뚜렷한 보수적 재무전략을 감안하면 HFR이 앞으로 외부 차입을 더욱 늘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단기차입 등의 영향으로 현금 보유량도 충분한 상태다. 올 1분기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730억원)보다 34.2% 늘어난 9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2년(1585억원)보다는 낮지만 직전해인 2021년(641억원)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HFR 관계자는 "사업적 측면에서 매출 변동성이 큰 편이라 현금이 부족할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 차원에서 외부 차입을 진행한 것"이라며 "회사가 커질수록 차입금이 증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21년은 해외 매출이 대규모 발생하는 등 변화가 컸던 해라서 이전과 다른 운영이 필요했던 시기"라며 "단순히 김 센터장의 합류가 회사의 기존 재무전략에 변화를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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