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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연구개발 실적 '복붙' 공시
신지하 기자
2024.07.15 07:00:21
2020년부터 최근까지 그대로 옮겨…"영업비밀 침해 우려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0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KMW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통신장비업체 KMW가 공시하는 연구개발 실적이 5년째 그대로다. 과거 내역을 똑같이 옮겨 놓은 이른바 '복붙(복사·붙여넣기) 공시'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MW가 올해 1분기 경상연구개발비로 쓴 비용은 8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9억원)과 비교해 2.9% 줄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3.8%에서 43.8%로 20%포인트 대폭 높아졌다.


KMW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다. ▲2019년 5.19% ▲2020년 12.1% ▲2021년 20% ▲2022년 23.3% ▲2023년 37.7% 등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금액은 1909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KMW가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 간 같은 내용의 연구개발 실적을 분기·반기·사업보고서에 반복 기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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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가 올해 5월 분기보고서(1분기)에서 공개한 연구개발 내역은 총 20개다. 세부적으로 무선통신장비(RF부문) 16개, LED사업부문 4개다. 이는 KMW가 지난 2020년 8월 금감원에 제출했던 반기보고서상 내용과 동일하다. 연구과제와 용도, 특징 등 세부 내역마저 똑같다.


연구개발 내역 하단에 "상기 내용은 프로젝트성 제품개발의 일부분 및 전략적인 제품에 대해 개괄적으로 기술했다"며 "회사 경영상 기재하지 못한 연구개발 실적과 연구개발 중인 제품이 상당 부분 있다"는 문구도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LED사업부문의 연구개발 실적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12년째 같은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KMW의 행보는 동종 업계 경쟁사들이 해당 기간에 맞게 연구개발 실적을 상세히 밝히는 것과 대조된다.


현재 기업의 연구개발활동 공시는 기업 자율에 맡기는 형태다. 기업 연구개발활동 작성 지침을 담은 '기업 공시 서식 작성 기준 제4-2-11조'는  '연구개발 실적은 개발이 완료됐거나 공시 서류 작성 기준일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내용을 기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도 "KMW의 연구개발 실적은 공시 지침에 맞게 작성됐다"며 "내역을 동일하게 작성한 부분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에 맞게 공시한 내용인 만큼 투자자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MW 이 같은 행보는 법적 문제는 없지만 최근 기업 투명성 강화 움직임에 반한다. 투자자들이 공시된 보고서만으로 회사의 연구개발 활동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투자자 일각에서는 '연구개발비가 정말 연구개발에 쓰여졌을까'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KMW 관계자는 "계속해서 새로 추가하고 있다"면서도 "관련 특허 출원이 완료되지 않아 내역에서 빠진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ED부문의 경우 제품 출력을 높이는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나 이를 일일이 다 기재하기 어려워 큰 골격만 작성한 상태"라며 "영업비밀 침해 등 우려로 현재 수준보다 더 구체적이고 상세히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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