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중국 알리바바그룹(이하 알리바바)이 한국시장 공략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단순히 이커머스 영역을 넘어 기업간거래(B2B)·패션·엔터 부문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알리바바의 국내 진출은 중국 내 소비 둔화와 초저가 경쟁 심화로 인한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꼽힌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브랜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리바바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의 유통 계열사 1688닷컴은 최근 채용사이트에 한국시장 전문가를 선발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1688닷컴은 중국 최대 B2B 쇼핑 플랫폼으로 1억개 이상의 상품을 도매가격에 판매하는 업체다. 이에 알리바바가 국내시장에 B2C 사업에 이은 B2B사업 형태로도 진출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이 회사가 올해 한-중 무역 업체 'CN인사이더', 국내 위탁판매 B2B 전문업체 '온채널', 국내 B2B 1위 사업자 '도매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는 점도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더해 알리바바는 한국 패션·엔터·관광시장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먼저 알리바바는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1위 '에이블리'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희망하고 있으며 국내 대형 엔터사인 'JYP', '큐브엔터'와도 접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는 알리바바의 여행 플랫폼 '플리기(Fliggy)'는 올마이투어닷컴과 한국 인바운드 관광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울러 알리바바는 올해 1월 해외 역직구 B2C 사업을 영위하는 '타오바오'와 '티몰'의 한국법인도 설립했다.
최근 알리바바의 국내시장 공략은 과거와 비교하면 급속도로 빨라졌다. 알리바바는 앞서 2018년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한국 시장에 진출 시킨 뒤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2022년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 오픈을 기점으로 이듬해 마케팅·물류 서비스 강화를 위해 1000억원을 쏟아붓더니 올해는 향후 3년간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한다는 사업계획서까지 발표했다.
알리바바의 이러한 전략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알리바바는 엔데믹 이후 제대로 된 리오프닝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은 소비 심리 부진과 더불어 핀둬둬(테무), 징동닷컴, 쉬인 등 초저가 판매 전략을 펼치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알리바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219억위안(약 4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33억위안(약 6250억원)으로 86% 급감했다.
한국시장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유통망이 존재하며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한국 이커머스시장 규모가 2026년 3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고 이미 다수업체들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알리바바가 한국을 교두보 삼아 K-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바바의 앞선 행보들이 결국 K-브랜드의 수출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K-푸드·컬처·패션·뷰티 제품들은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수출액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알리의 한국 진출은 한국 상품을 다른 나라에 팔기 위함이 더 크다고 본다"며 "알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쌍방향 비즈니스 모델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K-뷰티 제품을 사기 위해 올리브영에 방문하는 상황인데 한국에 오지 않더라도 K-화장품을 살 수 있게 한다면 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에 대한 이미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며 "(알리바바가) K브랜드 제품을 취급한다면 이미지 제고,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그룹에서 전개하는 유관 서비스에 대한 베네핏(이득)도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바바는 자체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을 교두보 삼고 K-브랜드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려는 야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제품도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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