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티웨이항공을 지배하고 있는 예림당의 '오너 2세'인 나성훈 부회장의 승계 행보가 첫 단추부터 꼬이게 됐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경영능력 발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황에서 항공사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항공기 지연 사태가 발생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TW283 항공편(인천→ 오사카)이 11시간 가까이 출발이 지연되는 일이 빚어졌다. 당일 오후 12시 5분에 출발할 예정이던 해당 항공편은 기체(HL8501) 결함으로 인해 1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가 돼서야 활주로를 달려 이륙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탑승객 310명 가운데 204명이 출국을 포기하는 등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항공기 바꿔치기'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됐다. 결함이 발생한 TW283편의 항공기는 본래 TW505편(인천→ 자그레브)의 승객을 실어 나를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나서다. 이를 두고 항공사에 지연 책임을 묻는 유럽연합의 EU261이라는 규정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고, 티웨이항공은 새벽 시간대 이용이 불가한 자그레브 공항 사정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누구보다 나성훈 부회장이 곤궁한 지경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티웨이항공 사내이사로 등재되면서 경영책임이 보다 강화됐기 때문이다. 나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 부회장은 과거 3년(2015년 3월~2018년 3월)간 티웨이항공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나 부회장은 재임 없이 2018년 8월 미등기임원인 부회장 자격으로 티웨이항공 경영총괄을 맡아 왔다.
티웨이항공이 '나성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사내이사 입성 때문만은 아니다. 나 부회장은 지난 4월 부친인 나춘호 회장으로부터 예림당 보유주식 전량인 724만9641주 (31.47%)를 증여받았다. 'Why?'(와이) 시리즈로 유명한 예림당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출판사로 티웨이홀딩스를 통해 티웨이항공을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나 부회장의 예림당 지분율은 기존 9.63%(221만8079주)에서 41.1%(946만7720주)로 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나성훈(41.1%)→ 예림당(39.85%)→ 티웨이홀딩스(28.02%)→ 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눈여겨 볼 대목은 나 부회장이 아직 티웨이항공에서는 지배력을 공고히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인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통해 티웨이항공 2대 주주 지위를 누리고 있는 JKL파트너스의 지분율은 26.77%로 티웨이홀딩스와의 격차가 1.25%p(포인트)에 불과하다.
자사주와 특수관계인을 모두 합해도 나 부회장 측 지분율은 30.03%에 그친다. FI(재무적투자자) 역할인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4월 티웨이항공으로부터 사들인 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전량 행사해 지배력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나성훈 부회장과 티웨이 측은 30% 범위 안에서 발행한 CPS를 되사올 수 있다는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주주 간 계약을 수정해 콜옵션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항공사 신뢰도 타격으로 인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경우 FI 등에서 이사진의 책임을 묻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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