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하림이 고금리 여파로 이자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애를 먹고 있다. 1년 새 950억원 가량의 부채를 상환하는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섰지만 이자비용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 개선이 쉽지 않은 여건으로 풀이된다.
하림의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총 차입금은 4379억원으로 1년 전인 5328억원보다 950억원 가량 감소했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인 유동부채는 3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줄어들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또한 각각 177.1%, 50.0%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2018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5년간 하림의 차입금은 급속도로 확대되어 왔다. 작년 말 총 차입금은 4620억원으로 2017년 2128억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부터 회사는 곡물수입비용과 전라북도 익산의 간편식공장 개발 등의 목적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렸는데 이후 회사의 총 차입금은 꾸준히 4000억원을 상회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8년 51.3%, 2019년 56.4%, 2020년 52.7%, 2021년 54.1%, 2022년 52.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차입금을 늘려왔던 하림이 올 들어 차입금 축소 기조로 돌아선 것은 급격히 상승한 이자율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림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빌린 일반대출 이자율은 2021년에 2.08~2.22%, 2022년에 3.08~3.55%로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4.91~5.05%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 역시 2020년 130억원에서 2022년 190억원으로 46% 확대됐다.
문제는 적극적인 차입금 상환에 나섰음에도 이자율이 크게 뛰면서 이자비용 개선이 쉽지 않단 점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이 회사의 총 차입금은 전년 동기대비 약 1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오히려 66%(67억원→109억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볼 때 금리나 환율이 안정화 되기는 어려워 보여 금융비용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다른 금융상품으로 자금조달은 가능하겠지만 비용은 계속해서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림 관계자는 "당초 차입금 상환 계획대로 진행하면서도 영업이익 개선에 따라 추가적으로 상환할 계획이다"며 "올해부터는 환헤지에도 들어가 환율 변동성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늘어나는 이자비용에 대해서는 "영업이익 한도 내에서 최대한 상환하겠지만 금리로 인해 불어난 이자비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만한 대책이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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