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뒤늦게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KG모빌리티의 재무부담이 당분간 커질 전망이다. KG그룹 편입 후 실적은 개선됐으나 에디슨모터스 인수에 수백억원을 투입한데다 향후 몇년 간 전기차 관련 대규모 투자가 계획돼 있어서다.

KG모빌리티는 최근 전기차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각국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펼치며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현대차·기아의 경우 일찌감치 전기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여러 차종을 선보이며 국내외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KG모빌리티도 부족한 자금 탓에 상대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뒤쳐져 왔던 것을 만회하기 위해 2024~2025년 전기차에 8000억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이유는 KG그룹의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는 2020~2022년 회생절차를 거친 뒤 KG그룹으로 인수됐다. 인수대금 3655억원과 유상증자를 통해 총 67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차입금이 크게 축소됐다. 2017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KG모빌리티는 유입된 자금을 발판삼아 올해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경영이 일부 정상화됐고 2021년 말 마이너스(-)2411.5%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105.8%까지 낮아졌다. 

문제는 KG모빌리티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이다. 1~2분기 흑자를 통해 일정 부분 개선됐지만 아직도 차입금의존도는 4배가 넘는 상황이다. 기업 상황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기 위해선 실적을 더 축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재원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G모빌리티의 신용등급은 부실채권에 속하는 BB다. 최근 이 회사가 회사채가 아닌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1505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로 한 것도 회사의 낮은 신용등급 탓이다. 신용도가 최소 BBB+급에 오르기 전까진 경영권 희석 부담이 큰 메자닌채권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9월 에디슨모터스(KG엠커머셜)를 인수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틈새시장인 전기버스 사업을 위해 55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수했지만 수익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KG엠커머셜은 회생절차에 따라 부채가 일부 탕감됐으나 지난해 말 1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가 이어진다면 KG모빌리티의 연결기준 수익성 악화는 물론, 자회사의 사업 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해야 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장에선 KG모빌리티가 당분간 신차 판매를 통한 흑자규모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출시 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첫 번째 전기 SUV '토레스 EVX'의 수출물량이 어느 수준에 이를지가 시장의 큰 관심사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KG그룹에서 인수한 후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졌다"며 "자동차 개발에 3~4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운영자금과 발생하는 수익금을 효율적으로 연구활동비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회생절차를 거치며 신뢰도 하락으로 해외 판매 비중이 낮았으나 곽재선 회장이 직접 유럽에 방문해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등 여러 홍보를 통해 신뢰도가 올라 해외 판매 비중이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