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자산캐피탈에 따르면 9월과 10월 두 달에 걸쳐 총 3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다. CP 매수자는 모회사인 한국자산신탁이다.

한국자산신탁은 한국자산캐피탈이 발행한 CP를 200억원과 100억원 두 번에 걸쳐 나눠 매입한다. 200억원 CP의 발행일은 9월 27일이며, 나머지 100억원은 10월 27일이다. 두 CP의 이자율은 연 6.54%다. 만기일은 내년 2월 26일로 동일하다. 한국자산캐피탈은 이번 CP의 거래목적을 운영자금이라고 밝혔다.

한국자산캐피탈의 재무안전성이 크게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번 CP발행은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의도로 읽혀진다.

특히 한국자산캐피탈이 한국자산신탁에 발행한 CP 중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미상환 잔액은 200억원이다. 만기일은 지난 7월 13일이며 이자율은 이번에 발행하는 CP와 같은 연 6.5%다. 한국자산캐피탈은 한국자산신탁을 통해 꾸준히 현금흐름을 확보할 목적으로 이번 CP를 발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자산캐피탈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지표인 ▲유동성 자산비율 ▲즉시가용 유동성비율 ▲단기조달비중 등 3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흐름이 서서히 악화하고 있다. 3가지 지표는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유동성리스크 관리지표다.

우선 한국자산캐피탈의 유동성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262%로 이는 지난해 말 284%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유동성자산은 1997억원이며, 유동성부채는 761억원이다. 지난해 말 유동성자산 2128억원, 유동성부채 748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간 유동성자산은 줄어들고 유동성부채는 늘어났다.

즉시가용 유동성비율을 살펴보면 즉시가용 유동성자산은 지난해 말 57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28억원으로 약 2배 늘었다. 반면 1개월 이내 만기도래부채는 같은 기간 64억원에서 403억원으로 급증해 부담이 커졌다.

즉시가용 유동성자산을 1개월 이내 만기도래부채로 나눈 즉시가용 유동성비율은 지난해 말 891%에서 올해 상반기 279%로 뚝 떨어졌다. 만기도래 부채의 규모가 커지면서 즉시가용 유동성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단기조달잔액을 총조달잔액으로 나눈 단기조달비중은 지난해 말 43%에서 올해 상반기 38%로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비율상 단기조달비중이 약간 낮아지긴 했지만 총조달잔액은 지난해 말 235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563억원으로 늘었다. 차입부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는 외부의 영업환경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으로 한국자산캐피탈의 영업수익은 늘었지만 비용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신전문회사인 만큼 자금조달비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어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자산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317억원 대비 15.3% 늘었다. 반면 영업비용은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95억원 대비 60% 증가해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자산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222억원 대비 3.8%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