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지난해 연초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의 현금보유고를 자랑했던 한국자산신탁의 현금성자산 규모가 연말에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도 영업실적은 크게 하락하지 않았지만, 자산의 재배치 과정에서 일부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자산신탁에 따르면 지난해 현금 및 예치금은 15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1년 2411억원 대비 35%가량 줄어든 규모다. 금액으로는 831억원이 감소했다. 1년 사이 보유 현금의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는 전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가 대폭 발생하며 전체적인 현금자산의 감소로 이어졌다.

우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54억원으로 전년도 -627억원 대비 많이 호전됐다. 다만 한국자산신탁은 금융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도 이는 대출채권이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영업활동을 벌이면서 현금흐름상 마이너스로 잡히는 대출채권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대출채권에 해당하는 항목을 살펴보면 신탁사업 부문에서는 신탁계정대여금이며, 주요종속회사인 한국자산캐피탈에서는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인한 대출금 등이다. 실제로 한국자산신탁의 대출채권은 2021년 7129억원에서 지난해 7710억원으로 581억원 늘었다.

지난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3억원으로 전년도 -880억원대비 크게 개선됐다.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액보다 유출액이 더 많이 줄어든 결과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은 3611억원, 유출액은 3588억원이었다. 전년도와 대비해 유입된 차입금은 1594억원 줄었으나, 사채를 460억원 더 발행해 총 3611억원이 들어왔다. 유출액 부문을 살펴보면 사채와 차입금 상환액을 줄여 전년대비 2000억원 가량 지출을 감소시켰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78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액은 7497억원, 유출액은 8283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은 상각후원가측정증권의 처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년도와 규모 면에서 약 40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액은 전년 대비 1280억원 이상 늘었다.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은 상각후원가측정증권의 취득으로 이 과정에서 1200억원이 소요됐다. 또한 유형자산의 취득에 6억원, 무형자산의 취득에도 38억원이 들어갔다. 유형자산은 비품이며, 무형자산은 골프와 콘도의 회원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자산신탁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 관해 "여유자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안정성이 높은 자산에 효율적으로 운용해 이자수익을 얻고 있다"라며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